심판원, "입회조사 부적절-근거과세 원칙에 위배"
입회조사기준까지 과감히 무시한 '모험(?)'. 성인오락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국세청장 고시로 운용 중인 입회조사기준을 위반한 중부지방국세청 조사요원들이 매긴 세금은 '무효'라는 국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다.
이들 중부청 조사원들은 서비스업종에 대한 추계조사시 입회조사는 3개월 요일을 안분해 2회 이상, 1과세기간 중 최소 4회 이상 실시하고 입회조사 당일 영업개시 시간부터 영업종료시까지 조사해야 한다는 현행 규정을 무시하고 '달랑' 한나절만 입회조사한 뒤 세금부과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판원은 26일 최근 성인오락실 업주 A씨가 국세청(성남세무서)을 상대로 제기한 심판청구에 대해 "국세청의 입회조사가 적법하지 않았다. A씨에게 부과한 5000여만원의 세금 부과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오락실을 운영해 왔다. 국세청은 개업 3개월이 지난 지난해 11월 오락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 조사반원들은 하루 동안 성인오락실에 대한 입회조사를 실시, 오락실 매출액을 5억1000여만원으로 산정해(과세표준) 올해 1월 A씨에게 부가세 5000여만원을 부과했다.
특히 국세청은 A씨가 과세당국에 수입금액을 1400여만원만 신고한 점에 의구심을 갖고 직접 입회조사를 실시해 하루 매출액이 95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를 영업일수와 곱해 과세표준인 매출액을 산정한 것.
문제는 조사반원들이 현행 국세청의 (추계조사시)입회조사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는데서 불거졌다. 조사반원들은 입회조사 당일 7시간여 동안만 입회조사를 실시해 밝혀진 수입금액 470여만원을 오락실 영업시간(15시간) 기준으로 환산해 매출액 산정에 사용했다.
이에 A씨는 "그동안 오락실을 운영하면서 성실하게 장부를 기장해 왔고 조사당시 이를 충분히 제출했다"며 "그럼에도 국세청이 추계방법으로 매출액을 산정한 것은 불합리하고 또한 입회조사도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은 위법한 처사"라며 과세에 불복,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국세청은 "입회조사기준은 업황이 계절, 시간여부에 따라 변동이 심한 사업장에 대한 매출액 산정시 여러 차례 입회조사를 하도록 하고 있지만 (오락실은)계절과 평·휴일·주·야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이므로 하루 동안 입회조사해 매출액을 산정했다고 해서 부당하거나 위법하지는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심판원은 국세청의 반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확인결과 조사반원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7시간30분 동안 오락실을 입해조사해 확인한 수입금액 470여만원을 1일 영업시간 기준으로 환산해 과세표준 산정에 활용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이어 "추계과세시에는 가장 진실에 가까운 실액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타당성이 있어야 하는데 처분청이 하루 중 7시간30분 동안만을 입회조사해 과표를 산정한 것은 현행 입회조사기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부적법한 추계조사이고 근거과세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있다"며 과세처분 취소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