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노 프로디 총리가 이탈리아에 만연해 있는 탈세와의 전쟁을 하는데 가톨릭 교회가 앞장서서 더욱 더 정부에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프로디 총리는 1일 이탈리아 가톨릭 주간지 '파미글리아 크리스티아나'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사에 가지만, 신부가 중요한 도덕적 이슈인 탈세에 관해 언급하는 것을 거의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ANSA 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탈리아 국민의 3분의 1 가량이 주요 탈세자들이라고 지적한 뒤, "정신 상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학교와 가톨릭 교회를 포함해 모두가 각자의 임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디 총리는 현재 4천만명 중 30만명의 납세자만이 연간 10만 유로(1억2천600만)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고 신고하고 있다고 말한 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얼마전 교황청의 고위 재무관리들 중 하나로 임명된 도메니코 칼카뇨 주교는 가톨릭 교회가 탈세는 '중대한 죄악'이라는 메시지를 각 가정에 전달하는데 있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서 공감을 표시했다.
칼카뇨 주교는 "신자들의 도덕적 안내자인 가톨릭 교회는 '자신의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도둑질'이라고 더욱 강력하게 말을 해야만 한다"며 "탈세를 했다고 내게 고해성사를 한 사람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디 총리의 이번 발언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포르자 이탈리아 당의 대변인은 프로디 총리가 도를 넘어 "가톨릭 교회에 명령하고 있다"고 비꼰 뒤, "프로디는 심지어 자신이 가톨릭 교회에도 도덕을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루노 포르테 대주교도 이날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국민들이 자신의 돈이 제대로 그리고 공정하게 쓰이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라면서 "정부가 도둑놈이라는 생각이 보편화돼 있다"고 가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