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공무원들의 비리사실이 적발될 때마다 국세청이나 관세청이 기계처럼 내 놓는 답변이다.
국세청의 말처럼 국세공무원 1만7000여명은 결코 적지 않은 인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비리 사실이 정당화되지도 않겠거니와 다른 관청과 비교해서도 적지 않은 비위 사실이 적발되고 있는 것이 국세공무원의 현실이다.
지난해 한 국회의원이 국무조정실에서 제출 받은 '공직기강확립 업무 추진실적' 자료에 따르면 비위행위가 적발된 국세청 공무원의 비위건수는 2004년에 1031건, 2005년에 982건 등으로 매년 1000여건에 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위행위에 대한 중징계인 파면·해임이나 정직·감봉 등 경징계에 해당하는 징계사례는 전체의 10%정도에 불과했다.
특히 금품 및 향응수수 관련 징계건수는 2004년 114건, 2005년 62건으로 나타났으며 이로인해 구속이나 불구속처리된 형사고발 건수도 2004년 6건에서 2005년 20건으로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구속된 국세청 수뇌부인 某국장(전 부산국세청장)의 억대 뇌물수수사건은 1만7000명에 이르는 쪽수(?) 때문이라는 논리는 궁색해 보일 뿐이다.
앞으로 EITC준비나 4대보험통합징수 등의 업무영역 확대와 함께 더욱더 거대해질 국세청의 몸집을 생각하면 정말 매일매일 자정결의대회라도 열어야 국세청장이 발을 뻗고 잠이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관세청도 지난 9일 직원들의 뇌물 수수문제로 적잖은 민망함을 느꼈을 것이다.
부산세관의 某직원이 작년초 활어불법유통을 도와주는 대가로 1000여만원의 금품을 제공받아 검찰수사를 받게 된 것.
특히 부산세관은 지난달 "나라재산은 바늘하나도 탐내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청렴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대대적인 청렴홍보에 나선 상황이어서 더욱 민망한 지경에 놓였다.
이뿐만 아니라 공교롭게도 세관직원 비리 사실이 알려진 이날 "2006년 부패방지 종합평가 최우수 기관, 2006년 공직기강 평가 우수기관!"을 자랑하며 "청렴 관세청, 고객 여러분의 행복 엔진이 되겠습니다"라는 관세청의 홍보메일이 홈페이지 회원들에게 일제히 전송돼 낯뜨거운 동시상영을 연출했다.
관세청 역시 매번 비리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직원들이 워낙 많다보니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사람도 있다"며 "어떻게 일일이 관리할 수 있겠냐"는 소리를 내뱉는다.
4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관세청도 최근 FTA교역확대에 따른 인력증원을 행자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과거 수많은 비리의 온상으로 여겨진 관세청이 90년대 전자통관시스템의 도입으로 모든 수출입신고를 전산화하면서 부정부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세무공무원들의 비리는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 늘어날 인력을 생각하면 더욱 걱정스러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