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감사원장은 30일 새로운 성장동력이 창출되지 않는 등 앞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예상되고, 이는 세수감소와 재정지출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이 때문에 공공부문과 정부기능을 과감하게 축소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전 원장의 이같은 지적은 특히 참여정부 들어 공무원수가 5만7000여명 늘었고 장관급 숫자도 크게 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전 감사원장은 이날 "최근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이것이 국가재정의 근간인 세수증가세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감사원 평가연구원이 31일 개최하는 제2회 국제세미나에서 전 원장이 발표할 '국가재정 건전화를 위한 정책과제와 감사원의 역할'이란 주제의 발표문은 특히 임기 2개월 여를 앞둔 전 원장이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원장은 발표문에서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의 주요 변수인 출산율이 급감해 2006년에는 OECD 평균보다 낮은 1.08명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게다가 2026년에는 65세 이상이 20.8%로 높아져 경제활동인구 비율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각종 규제와 임금·부동산 등 생산요소의 고비용 구조로 인해, 1980년대에 연평균 8.5%에 달하던 설비투자 증가율이 2000년 이후에는 연평균 6.9%로 하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 원장은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도 창출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돼, 성장률 하락이 세수감소와 재정지출감소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성장률을 하락시키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재정수입 여건이 악화되고 있지만 재정지출 전망을 보면 양극화·고령화 심화에 따라 빈부격차 해소, 사회안전망 확충 등 사회통합과 복지확대를 위한 재정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한·미 FTA 체결 등 시장개방에 따른 농어촌 지원비용과 자주국방, 통일비용 등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 기인하는 경직적인 재정지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는 것이 전 원장의 설명.
전 원장은 "우리를 둘러싼 사회·경제적 환경은 재정수입은 줄고 재정지출은 늘어가는 적자규모로 변모해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재정건전성 확보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최근의 감세론에는 경계심을 보였다.
이와 관련 전 원장은 "상황극복을 위해선 공공부문이 민간이 할 수 없거나 하지 아니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공공서비스 영역을 개척해 가는 이른바 블루오션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며 "시장실패의 보완기능이야말로 공공부문의 전형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전 원장은 특히 "이제 역사적 소명을 다했거나 민간부문이 이미 성숙한 영역에 진출해 있는 공공부문은 과감하게 정비하고, 비대해진 조직과 인력은 감축해야 한다"며 "세계화 시대에 걸맞지 않는 정부기능도 과감하게 축소·개편하는 등 중앙정부의 기능재편과 구조조정 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치라는 미명아래 방만하게 설치·운영해 온 각종 조직과 지방공기업 등에 대해 철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며, 교통수단의 발달과 정보화로 지역주민의 생활권역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는 행정구역을 통폐합하여, 지방행정서비스도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전 원장은 "공공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라며 "공공부문의 구조조정과 코스트 다운(Cost down) 없이 재정의 건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