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제 일몰 비과세·감면규모 2조8천억→4조9천억
재경부 "조특법 시행령 개정사항, 연말에 결정"
최근 재정경제부가 '2007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일몰 도래예정인 비과세·감면제도 중 2조원 규모의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이하 임투공제)를 누락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임투공제는 재경부의 내부 보고서에서는 비과세·감면제도로 명시돼 있으며, 세법상 올해 일몰예정인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제개편안의 일몰예정 제도목록에서는 빠져있는 것.
이에 따라 과거에도 조세감면 규모를 축소 발표한 전력이 있는 재경부가 이번 개편안의 선심성 논란을 예견했다는 듯이 또다시 2조원에 달하는 임투공제를 고의로 누락시켜 올해 조세감면규모를 적게 보이게 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일 재경부의 내부 보고서인 '2006년 조세지출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용 자산투자금액의 7%를 세액공제 해주는 임투공제는 조세특례제한법 제26조에 명시돼 있으며, 지난해 2조711억원의 세금이 지원된 것으로 전망됐다.
임투공제는 지난 1968년 기업의 투자촉진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 지난 1997년 이후 10년간 연장을 거듭해 총 9조7706억원이 지원됐으며, 조특법 시행령 제23조에 따라 2007년 12월 31일까지 적용토록 돼 있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발표된 '2007년 세제개편안'에서 재경부는 올해 일몰예정인 22개 비과세·감면제도 중 10개 제도를 폐지하고, 4개는 축소, 8개는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임투공제 항목은 올해 일몰도래 제도 목록에서 제외됐다.
특히 세제개편안에는 올해 일몰예정인 비과세·감면규모는 농어업용 유류세 면제(2조원)와 신용카드사용액 소득공제(7000억원) 등을 포함해 약 2조84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발표됐지만, 지난해 임투공제된 조세지출액을 포함하면 4조9111억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 과거에도 조세감면 규모를 축소 발표해왔던 재경부가 또다시 감면 규모가 적게 보이게 하기 위해 올해 세제개편안에 임투공제의 일몰도래 사실을 고의적으로 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재경부는 지난 7월 25일 발표한 '2단계 국가균형발전대책'에서 지방기업 법인세 차등감면으로 인해 법인세수 5000억원이 감소한다고 밝혔으나, 개인사업자 소득세수 감소분과 대기업 이전 등 총 1조원 규모의 추가 세수감을 누락시킨 것으로 드러났다(조세일보 2007년7월31일자-[기자수첩] 깎아줄 세금 줄여 발표한 재경부의 속사정).
또한 지난해 재경부 국정감사에서도 조세지출규모 통계가 있음에도 불구, '추정곤란' 등 고의적으로 누락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이에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잘못 기재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조세일보 2006년10월17일자-"재경부 조세지출보고 통계있는데 '고의누락'(?)").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임투공제의 연장여부는 다른 조세감면제도와 달리 시행령 개정사항이기 때문에 세제개편안에 넣지 않았다"며 "하반기 투자상황을 점검해본 후 오는 12월에 연장여부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세제개편안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투자하는 경우 임투공제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의 조특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이 포함돼 현재 입법예고 절차를 밟고 있다. 일몰 연장여부와 관계없이 국내기업과 개성공단의 차별을 없애겠다는 게 재경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재경부가 임투세액공제의 일몰 연장을 이미 기정사실화해놓고 조세감면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세제개편안에서는 임투세액공제의 일몰 연장 여부를 제외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조세전문가는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인 개성공단 기업 임투공제 적용방안은 세제개편안에 포함됐는데 임투공제 연장여부가 시행령 개정사항이라고 넣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연장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명시하면 될 것을 아예 누락시켜 의혹만 더 키우게 됐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세전문가는 "정부가 하반기 경기 및 투자상황을 봐서 연말에 연장여부를 결정하면 기업들이 내년 투자계획을 세울 때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지난 10년간 매년 연장되던 제도를 굳이 연말까지 미뤄 발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