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한국세무사회관. 한국세무사회 주최로 '2007 세무사·사무직원 채용박람회'가 업계 최초로 796명의 세무사합격자와 세무사를 모집하기 위한 선배 세무사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
채용박람회의 모습은 한마디로 동분서주. 삽시간에 채용관(행사장)은 여기저기서 북적거리며 세무법인 또는 세무회계사무소 부스를 왔다갔다하는 사람들도 채워졌다. 수습처를 구하려는 44기 세무사들은 말끔하게 정장을 한 모습으로 분주함 속에서도 얼굴에는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또 한 쪽에서는 본격적인 채용박람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세무사와 사무직원들이 채용게시판에 몰려들어 자기에게 맞는 채용공고를 찾아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한 세무사는 "세무법인에 집어넣어야겠다", "25세 이하야"라는 등 채용공고를 꼼꼼하게 살펴보며 나름대로 전략을 짜는 모습도 엿보였다.
이날 박람회에 참여한 세무사사무소는 모두 245개. 현장에 참여한 세무사사무소(부스 설치) 21개(법인 7개, 개인 14개), 현장에 부스는 설치하지 않았지만 박람회에 채용공고
| 를 낸 사무소 224개 등이었다. 채용방법은 면접 또는 서류전형. 여기에 수습처 등을 구하려는 세무사 합격자가 293명, 사무직원(학생 포함) 구직자가 257명, 국세청 법무과 지원자가 1명 등 인산인해를 이뤘다. | 
|
각 법인이나 개인세무회계사무소의 사정에 따라 이날 최종면접을 보는 곳도 있어 현장에서 곧바로 수습처를 구하는 행운의 세무사들도 나타났다.
업계의 이번 채용박람회는 세무사시험합격자들은 세무사 개업을 하기위해서는 세무사법상 일정기간 세무사사무실에서 실무수습을 받아야 하는데 따라 시험에 합격하고도 수습처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새내기 세무사들의 애로를 들어주기 위해 마련된 것.
□ 법인에만 몰려 개인사무소는 '썰렁'
채용박람회에서는 개인사무소보다는 세무법인에만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몰려 시간이 지나도 긴 줄이 줄어들지 않는 등 세무사사무실은 법인이 인기가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당연히 개인사무소는 간간이 한 두 명이 앉아서 면접을 보는 등 말그대로 썰렁한 모습 그 자체였다.
|
세무법인하나, 세무법인석성, 천지세무법인 등은 사람이 지나다니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채용박람회 막바지에 접어들 때까지 긴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정종재(26세) 43기 세무사는 "천지, 세무법인하나 등에서 수습을 하는 것이 일을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며 "우 |
반면 김요안(34세) 44기 세무사는 "법인보다 개인세무사무소에서 일을 더 타이트하게 배울 수 있고, 수습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며 "나중에 개업을 하게 됐을 때도 개인 세무사의 애환도 풀고 도움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수남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도 법인 쪽에 너무 몰리는 후배 세무사들의 모습을 보고 "수습처를 구하려는 세무사들이 개인 세무사무소보다 법인 쪽에 몰리는 것 같은데 법인의 경우 넓은 범위의 업무를 할 수 있지만 깊이 있는 업무를 배우기에는 개인세무사가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채용박람회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
□ "지방사무소는 없어 헛걸음"
조남미 44기 세무사는 "세무사사무소가 250군데가 왔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부스가 많이 없고 법인 쪽으로 많이 몰리는 것 같다"며 "면접을 많이 보려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도 많이 챙겨왔는데 다 쓰지 못할 것 같다"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들썩였다.
또 대구에서 올라온 44기 정미진 세무사는 "채용박람회를 한다고 해서 왔는데 서울 지역의 채용사무소는 많지만 기타 지역의 세무법인들은 삼원법인 밖에 오지 않았다"며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서 따로 지원해야 할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세무사 채용공고를 내고 현장에서 면접을 본 왕수귀 세무사는 "우리가 세무사를 뽑으려는 이유는 세무 컨설팅이나 경영 컨설팅을 팀을 이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 것이다"며 "우리 쪽에서 이런 사람들을 관심있어 한다는 등 우리를 소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쉬웠던 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세무사 채용박람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
□ 첫 술에 배 안불러…"채용정보의 장 될 것"
안수남 회장은 "본회(한국세무사회) 차원에서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니까 너무 좋고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 호응이 좋은 것 같다"며 "앞으로 환영식과 함께 1박 2일로 선배들과 얘기하고 컨설팅해줄 수 있는 방안도 괜찮을 것 같고 4~5년 후면 채용박람회가 세무사 채용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정종재 세무사도 "그동안 채용공고 등의 정보를 알기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채용박람회를 하니까 각 세무법인이 어떤 곳인지 보고 정보도 구할 수 있어 좋다"며 "서류만 갖고 평가하는 것보다 얼굴을 보면서 인성도 같이 볼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채용박람회에서는 취업상담 컨설팅과 세무회계사무소의 근무환경과 업무 등에 대한 교육도 함께 마련됐다.
취업상담소에서는 수습할 때 법인 세무사와 개인 세무사의 차이점 등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또 실무교육에 관련해서는 전체 교육의 특성 및 어떤 교육이 효과가 있는지, 세무법인에서 수습할 때 밤을 새야하는지 등의 호기심 어린 질문도 있었다.
44기 세무사의 경우 한 달간의 실무교육을 마치고 세무법인, 개인세무회계사무소, 국세청 법무과 등에서 5개월 간의 수습을 받아야 내년 6월에 세무사로서 사무소를 낼 수 있게 된다.
사무직원의 경우 처음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격증의 중요성, 집과 근접거리, 연봉 및 경력이 어느 정도여야 제대로 대우받는지 등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