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유류세 인하 한 목소리‥정부 '전방위 압박'
한나라당, "고생하는 서민 위해 유류세 인하 단행해야"
통합신당, "재원확보 위해 정부가 서민 고통 눈감아"
재경부, "세수감소 우려, 인하 불가방침" 고수
정부가 현행 유류세를 내릴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서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잇따라 제기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최근 고유가 상황에서 유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한 목소리를 냈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유가급등으로 서민경제의 주름은 깊어지는데도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며 "급등한 생활물가로 인해 고생하는 서민들을 위해 유류세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부는 안정적인 세수기반 확보 등을 명분으로 유류세 인하요구를 묵살했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2조7000억원의 초과세수와 유류세 인하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를 감안하면 세수감소는 기우일 수도 있다"며 "국제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 인하하고 서민·중산층은 20%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통합민주신당에서도 최근 고유가 추세를 감안, 유류세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채수찬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재경부가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원감소를 우려해 인하할 여지가 있음에도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의문이 든다"며 "재원확보라는 목표에 가려 유류세로 인한 서민의 고통을 눈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채 의원은 이어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세원감소는 좀 더 효율적인 세원을 발굴 시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유사휘발유의 원료가 되는 용제에 대한 과세를 통해 정품휘발유 소비를 늘려 세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의 송영길 의원도 "최근 달러화 약세를 감안할 때 원유 등 원자재에 대한 투자선호현상이 이어져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 내년에는 100달러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가 100달러 시대를 대비해 국민의 유류세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경부는 "유류세를 10% 인하할 경우 1조9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하는 반면 유류가격이 주유소별로 자율화돼 있어 유통마진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류세 인하보다는 가격결정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촉진 등을 통해 가격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반대 입장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