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번까지 제재조치 받아도 문책 정도로 끝나
김용덕 금감원장, '금감원 출신 저축은행에 특별 감사' 공감
최근 5년 여 동안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18개 저축은행 중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주요 경영진으로 몸담고 있는 저축은행이 4개에 달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회사를 감독했던 인사가 금융회사로 이직하면서는 오히려 불법, 부당행위를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김애실 한나라당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올 7월말까지 자기자본 부족, 부당대출 등의 사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18개 저축은행 중 금감원 출신이 최대주주, 대표이사, 감사 등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한 저축은행이 4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출신 외에 한국은행 출신 인사가 주요경영진으로 있는 곳까지 합하면 영업정지 처분을 당한 저축은행은 총 6개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들 저축은행은 금감원 검사 시 여신 부당 취급과 출자자에 대한 대출취급 등으로 최대 5번까지 제재조치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부산인베스트저축은행의 경우 금감원 출신 문 某씨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영업 정지일까지 두 차례의 금감원 검사가 있었고, 경기좋은저축은행의 경우도 금감원 출신 임 某씨가 최대주주가 된 후 세 차례의 금감원 검사가 있었지만 문책 정도의 처벌로 끝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인베스트저축은행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동안 3번 적발돼 기관경고 2번, 임원문책 11명, 직원문책 3명, 시정 1번, 주의 1번 등으로 처벌 수위가 낮았고, 경기좋은저축은행도 같은 시기에 3번 적발돼 기관경고 2번, 임원문책 12명, 직원문책 6명, 주의 2번으로 비슷한 처벌을 받았다.
또한 금감원 출신 오 某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전남홍익저축은행 역시 3년 동안 4번 적발돼 기관경고 2번, 임원문책 14명, 직원문책 4명, 시정 1번, 주의 5번, 개선 1번, 현지조치 2번의 처벌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애실 의원은 "홍익저축은행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4번이나 금감원 검사가 있었고 여러 차례 불법·부당행위가 적발됐지만 임원문책의 솜방망이 처벌만 받았다"며 "금감원 내부 간부가 담당 감사에 개입해 '봐주기 검사' 의혹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금감원에서 저축은행을 제대로 검사하려면 금감원 출신과 관계가 있을 경우 특별히 검사반을 편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덕 금감위 및 금감원장은 "필요성을 공감한다"며 "취임 이후 이런 부분을 강화, 개선하려고 노력했고 더욱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02년에는 7개 저축은행이, 2003년은 1개, 2004년 3개, 2005년 3개, 2006년 1개, 올 7월말 3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