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혐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조사지체가 관행적인 조사의 다음연도 이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대통합민주신당 박상돈 의원은 2일 금감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금감원은 주가조작 조사를 관행적으로 다음연도로 이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매년 조사지체가 누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해연도에 뒤늦게 접수된 것을 다음연도에 이월하는 것은 불가피 하겠지만 당해연도에 처리한다는 원칙하에 불가피하게 이월되는 조사의 경우도 별도의 팀을 구성해서 이를 해결토록 하고, 기존 조사팀은 연초에 접수된 것부터 사건을 접수·처리토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노력을 병행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증권거래소나 증권업협회 등을 통한 주가조작 접수 및 금감원 자체인지 등에 의해 접수된 주가조작혐의 사건은 2003년 226건, 2004년 295건, 2005년 212건, 2006년 173건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왔으나 전년도에서 이월된 주가조작 접수건은 2003년 110건에서 2004년 122건, 2005년 170건으로 오히려 급격히 증가하다 2006년에는 105건으로 주춤한 상황.
박 의원은 특히 2001년 당시 김경준씨에 의한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혐의에 대해서도 "금감원이 2001년 5월에 사건을 인지하고서도 3개월이 지난 8월에서야 조사를 착수했다"며 "11월에 김경준을 소환 조사하려했으나 김씨는 조사회피를 목적으로 이미 출국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2001년 당시 시세조종혐의로 검찰에 이첩한 99개 사건의 평균 조사대기기간이 103일이고, 조사기간이 112일이나 돼 조사통보를 받은 후 검찰에 이첩을 결정하기까지 사건당 평균 215일이나 소요됐다"며 "한 사건의 조사가 이렇게 장기간 지체되면 당연히 그 사이에 조사대상자는 은닉 등 조사회피를 할 것이고 사실상 조사의 실익을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