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2005년 귀속분) 기준으로 국내 근로소득자는 1297만3000명. 이들 중에는 소득세를 내는 근로자가 있고, 내지 않는 근로자도 있다.
소득세를 단 한 푼도 내지 않는 근로자의 수는 686만6000명으로 전체 근로자 중 52.9%를 차지한다. 근로자 2명 중 1명 이상이 소득세를 내지 않는 셈.
이렇게 면세혜택을 받고 있는 근로자의 수는 최근 5년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01년의 면세자 비율은 43.7%였으나, 2002년 47.3%, 2003년 49.0%에 이어 2004년에는 50.7%로 절반을 넘었다.
소득세를 내지 않는 근로자가 늘어난 것은 정부가 그동안 근로소득공제한도 인상, 세율 인하 등의 소득세부담 완화 정책을 시행해왔기 때문. 이러한 정책들로 인해 근로소득세 '면세점'도 지난 2001년 1318만원에서 2005년에는 1646만원(4인 가족 기준, 월소득 125만원)으로 300만원 넘게 증가했다.
조세전문가들은 면세자 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과세기반이 취약해지고, 소득세를 내는 다른 근로자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재경부도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이라는 조세정책 기조와 중산·서민층의 세부담 경감이라는 기로에서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
면세자 비율을 줄이는 정책을 쓰면 서민을 힘들게 하는 '증세'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세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내놓으면 '선거를 의식한 감세' 혹은 '고소득층에게만 혜택'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는 게 재경부 세제실의 하소연이다.
어떤 정책을 내놔도 세금이 늘어나는 계층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게 마련이라면, 조세의 진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정답이다. 국민들의 소득세, 유류세 부담문제, 기업의 법인세 문제, 강력한 부동산 세제 등 조세정책의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좀 더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