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대정부질문에 이어 대통합민주신당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의혹과 경부대운하 공약의 허구성을 집중 제기하고 한나라당도 참여정부 실패론과 신당 정동영 후보의 의혹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양당 의원들은 서로 상대당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했고 질의가 중간중간 중단되는가 하면, 급기야 한나라당 의원들이 집단퇴장하는 장면도 나왔다.
선제공격은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의 몫이었다. 첫 질문자로 나온 이 의원은 "정 후보는 2004년 총선 때 '60대 이상은 투표안해도 된다'고 발언하고 통일부 장관 시절에는 숙부로부터 소송까지 당했는데 이런 패륜을 행한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만 4살, 7살때 물려받은 임실.순창의 밭에 대한 상속.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등기부등본에 매매라고 허위신고했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신당 정봉주 의원이 질문에 나서 "이 후보가 BBK의 실질적 소유자이자 횡령과정에서도 주범"이라고 주장하자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연단까지 나오는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질문이 세차례나 중단됐다.
정 의원은 "창(이회창)에 찔려서 아픈 마음 이해하는데 자중해 달라", "국회에서 가장 어른인 국회의장이 말하는데 삿대질하는 분들은 뭐냐. 집에서 아버지가 야단치면 삿대질하고 덤비느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했고 임 의장은 "교섭단체 대표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봉합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집요한 공세가 이어졌다. 신당 박영선 의원의 질문 차례 때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집단퇴장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정 후보는 노무현 정권의 실패한 하향평등화 후보", "차별없는 성장은 사회주의로 가자는 것이냐", "신당의원들이 없는 자료를 달라고 해서 금감원분들이 짜증난다고 하소연한다"고 공격했고, 진수희 의원은 "여당의원들은 머리가 나쁜건지, 귀가 어두운건지 모르겠다", "경선에서 타락선거를 한 정 후보가 반부패연대를 외치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신당 이상민 의원은 "악취가 물씬거리는 거악들이 날뛰는게 한심하다"고 응수했고, 김영주 의원은 "이명박식 무대책 무책임 경영이 현대건설을 부도로 내몰았다", "이명박 신화는 조작된 거짓신화다"라고 주장했다.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상대당 의원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공방전도 벌어졌다. 박영선 의원은 한나라당이 신당의 의혹제기를 거짓말이라고 주장하자 "한나라당 차명진 진수희 정두언 세 의원은 아마 미국법원 기록을 다 보시지 않은 것 같다. 생떼쓰지 말고 기록 3만5천장을 보시라"고 말했고, 진수희 의원은 박영선 의원을 향해 "산수를 못하는지, 영어를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대선 출마선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당 의원들은 "이명박 후보의 도덕불감증이 이회창 후보의 출마를 불러왔다"고 공격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후보의 출마를 비난하는데 집중했다.
신당 주승용 의원은 "왜 하필 한나라당에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이명박씨가 후보가 돼서 이렇게 시끄러운지 모르겠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자중하고 반성해야한다"고 지적했고, 박영선 의원은 "지금 거짓말후보, 차떼기후보, 즉 '부패브라더스'가 서로 대통령을 하겠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은 "신당보다 더 추악한 대국민사기극이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서, 한나라당을 배반하고 국민의 등에 비수를 꼽았다"며 출마 원천무효를 주장하면서 "이 후보가 지난 6월 조상 묘소를 이장한 것도 관련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