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대부업체들이 작년 한해 대출 규모를 50%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업체의 대주주가 대부분 일본과 미국 등 외국계 금융회사임을 감안하면 서민금융 시장의 주도권이 급속히 이들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1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산 규모 70억원 이상으로 외부감사 대상인 59개 대부업체의 대출 잔액은 작년 말 현재 3조4천2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51%(1조1천572억원) 급증했다.
국내 대형 대부업 시장이 외국계 중심으로 재편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업체의 대출 증가는 외국계 대부업체의 시장 잠식이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06년 말 기준으로 자산 규모 상위 10개 대부업체 중 국내 대주주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3개 회사에 불과하며 이들의 대부 잔액 점유율은 10개사 총액의 20%에도 못미친다.
회사별로는 메릴린치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페닌슐라캐피탈이 지난해 대출을 5천21억원 늘려 59개사 전체 증가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2005년에 출범한 페닌슐라캐피탈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틈새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끌어올렸다.
페닌슐라캐피탈은 올 6월 말 대출 잔액이 7천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계 신용대출업체인 산와머니 역시 1년 동안 대출 잔액을 1천억원 이상 늘렸다.
KT가 대주주인 케이티렌탈(811억원), 재일교포계인 파트너크레디트(777억원), 프라임산업의 프라임캐피탈(517억원), GE캐피탈 계열의 지이리엘에스테이트(501억원), 리먼브러더스의 매화케이스[048270]타스(463억원)가 그 뒤를 따랐다.
케이티렌탈의 경우 대부업체로 등록했지만 정보통신기기와 컴퓨터 등을 임대하는 것이 주업이어서 엄밀한 의미의 대부업체로 보기는 어렵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시 국내 대부업체들이 주춤하는 가운데 외국계 대부업체들이 영업을 강화한 점을 감안할 때 외국계의 서민금융 시장 잠식은 더욱 심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