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금융권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하고 조만간 신청을 받는다.
한국씨티은행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2004년 씨티은행과 옛 한미은행의 합병 이후 처음이다.
사측은 `희망퇴직과 관련해 직원들의 자율적인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명문화해 노조로부터 합의를 이끌어냈다.
근속연수 15년 이상인 직원은 월평균 임금 36개월치, 10~ 15년인 직원은 30개월치 임금을 받고 이와 별도로 자녀 학자금과 전직 지원비 등으로 최대 2천500만원을 지급받는다.
한국씨티은행은 퇴직 규모를 보고 신입 행원을 채용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씨티그룹이 올 들어 그룹 차원에서 전 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한은행도 연말께 희망퇴직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600여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했지만 옛 조흥은행과 합병으로 부지점장 이상 상위직급이 여전히 많아 추가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사측이 비공식적으로 노조를 설득하는 단계로 이달 말쯤 공식 제안이 이뤄지면 노사 협상을 통해 규모.조건 등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신한은행 노조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 희망퇴직을 하더라도 앞으로 직급마다 수백 명씩 승진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희망퇴직 재발 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은 조직 개편 방식으로 큰 폭의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부서별 협의를 통해 이달 말까지 개편 방안을 마련한 뒤 노조 협의를 거쳐 연말께 조직 개편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2015년까지 금융 리더가 되겠다는 중장기 비전에 맞춰 본부 조직을 슬림화하고 영업조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농협 관계자는 "내년부터 신용부문 조직을 일선 시중은행처럼 개편한다는 계획"이라며 "금융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직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13일까지 과장 이상 중간간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대한화재는 인수된 이후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험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