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련 기관들이 주택대출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대출자들의 미상환 부담을 떠안는 경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공황 이후 미국의 주택대출사업에 가미됐던 사회주의적 요소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택시장 활황과 함께 월가의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주택대출 자금 제공에 나서면서 퇴색됐었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 침체와 함께 민간 금융기관들의 역할을 갈수록 축소되는 반면 정부의 역할이 다시 커지고 있다.
우선 대출기관들은 주택대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2개 지역 연방주택대출은행에 갈수록 더 의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간 은행들과 다른 금융기관들이 소유하고는 있지만 의회에 의해 설립된 조합 형태여서 정부 관련 기관으로 분류되는 연방주택대출은행의 금융기관들에 대한 대출은 올해 들어 9월까지 8천240억달러로 작년보다 29%나 늘어났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모기지 증권 중 미국의 양대 국책 담보대출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보증을 받는 비중도 10월의 경우 72%에 달했다.
이는 주택시장 붐이 최고점에 달해 월가가 정부 관련 기관들의 보증이 없어도 마구 대출에 나섰던 2005년의 41%와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수치다.
이와 함께 미국 최대의 모기지업체로 모기지 부실 피해가 막심한 컨트리 와이드 파이낸셜 을 포함한 일부 모기지 업체들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에 갈수록 의존을 더하고 있다.
컨트리 와이드의 최고경영자(CEO)인 안젤로 모질로는 "자본주의는 완벽하지 않다"면서 "미국은 주택대출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예측불가능한 신용시장 가운데에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패니매와 프레디맥 같은 기관을 필요로 한다"며 정부의 역할이 필요함을 설명했다.
신문은 주택금융 시장에서 이같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은 정부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주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떠나가면서 자신들이 대출한 상품을 어딘가에 팔아야할 대출업체들이 정부 기관에 의존하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