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국세청 차장이 14일 국세청장 후보자로 내정됐다.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취임할 경우 17번째 국세청장으로 올라서게 된다.
당초 외부청장을 수혈해 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이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상납했다는 뇌물이 조직내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온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국세청 조직에 대한 대수술을 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는 점에서 내부승진 형태의 한 내정자 발탁은 다소 의외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청와대가 일련의 사태로 땅바닥에 추락한 국세청의 명예와 신뢰를 국세청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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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정화노력을 통해 회복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한 내정자에게는 '자정노력'을 통한 국세청 조직분위기 쇄신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셈이다. 다만 참여정부 임기가 끝자락에 다다랐다는 점에서 급속한 쇄신 분위기는 형성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내부승진 청장 발탁이라는 안정적 선택을 한 또 다른 이유도 이 부분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 피할 수 없는 국세청의 운명, '쇄신'=국세청은 펄쩍 뛰겠지만 이미 많은 국민들은 국세청을 승진인사와 관련해 상·하직원간 뇌물을 주고받는 구태가 여전한 조직이 아닌가라는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다시 말해 말로만 부인한다고 해서 이처럼 잃어버린 대국민 신뢰를 되찾아오기란 쉽지 않아보인다. 한 내정자도 지난 8일 지방국세청장 회의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했을 정도로 현재 국세청에 주어진 과제는 '립서비스' 수준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국세청 조직에 대한 '쇄신'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나 다름없는 셈. 다만 이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쇄신방안을 내놓고 차례차례 진행해 가는 과정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역시 국민여론이다. 국세청이 제대로 된 쇄신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이번 내부승진의 의미는 완전히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
내부승진에 대한 '비판여론'이라는 강력한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즉, 현재 국세청이 처한 위치에서 인사와 행정전반에 걸쳐 내놓을 수 있는 최대한의 쇄신책을 마련해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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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단의 정화대책' 뭘까?=가장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쇄신은 '인적쇄신'. 그러나 급속한 인적쇄신은 오히려 국세청 조직안정에 '독(毒)'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참여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적쇄신과 관련한 부분은 다음 정부의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것. 따라서 인적쇄신 부분에서 한 내정자가 할 일은 다음 정부가 무리 없이 인적쇄신을 단행할 만한 논리적 근거 등 밑그림을 그려놓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행정전반에 걸친 쇄신도 순간적인 '이벤트 행정'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점에서 점진적인 추진이 필요한 사항이다. 이에 따라 일단은 '공직기강'을 휘어잡는 대책을 마련하는 수준의 쇄신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내정자도 지난 8일 지방국세청장 회의를 통해 "지방청 감사관실에서 소속 관리자급 이상에 대한 비위정보 수집 및 색출을 강화하라"고 지시, '아랫물'보다는 '윗물'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조치를 취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 동안 직원들의 비위사실이 발견될 경우 자체적인 '파면' 등 조치만을 내리는 등 감추기에 급급했던 모습에서 탈피, 필요한 경우 사법당국에 고발조치하는 등의 강도 높은 대응책 마련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비위행위가 '세무조사'와 관련된 사건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 조사 등 취약분야에 대해 조사국과 협의, 금품수수 부조리에 대한 특단의 공직기강 확립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국세청은 후임 국세청장이(한 내정자) 정식 취임하기 이전까지 대책마련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험악해진 국민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의 '쇄신 행동강령'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