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심판원·국세청 무시…업무집행에 혼선만 가중"
최근 자유계약선수 등이 본격 배출되면서 프로야구·농구선수들이 수십억원대의 전속계약금을 받는 것과 관련 이 돈을 기타소득으로 볼 것인지 또는 사업소득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 국세청과 재경부, 대법원 등의 해석이 엇갈려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혼선으로 인해 대구국세청은 지난 3월 국세심판원에서 기각결정을 받았던 유명 프로야구선수 A씨의 고충민원에 대해 '사실판단사항'만 다루게 되어있는 납세자보호 사무처리규정까지 어기면서 종합소득세 2억6490만원을 되돌려줬다.
감사원은 28일 "지난 5월 감사요원 16명을 투입해 대구지방국세청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를 벌인결과 대구청은 전속계약금에 대한 종합소득세 고충민원을 부당하게 처리해 종합소득세를 부족하게 징수했고, 재경부는 전속계약금과 관련한 질의회신을 부적정하게 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속계약금과 관련한 각 기관들의 세법해석은 한마디로 '뒤죽박죽'이었다.
국세청은 기타소득으로 봤다가 또 어떤 경우엔 사업소득으로 보는 등 일관성이 없었으며, 여기에 더해 지난 1월 재정경제부가 최종 내놓은 유권해석은 기존의 유권해석을 또 뒤집어 버렸다.
국세청이 지난 1990년 내놓은 "전속계약금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한다"는 유권해석에 대해 대법원이 2001년 6월 "국세청의 기존 유권해석은 일반적인 견해 표명에 불과하며, 사업성이 인정되는 한 사업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정리했지만 혼선이 계속된 것.
국세청은 대법원 판결 이후인 2001년 8월 '기타소득(서일 46011-10031)'으로 분류했다가, 2004년 3월에서야 '사업소득'(서면 인터넷방문상담1팀-369)으로 기존 유권해석을 뒤집었다. 바뀐 유권해석은 '그 귀속시기에 관계없이'(법무과-2237호) 적용하라는 것이 국세청 입장.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이 야구선수가 공인회계사를 통해 요청한 '전속계약금의 소득구분과 적용시기'에 대한 유권해석에 대해 "프로야구선수의 전속계약금은 사업소득으로 보되, 적용시기는 국세청이 기존 유권해석을 바꾼 2004년 3월 11일부터"라고 하면서 혼선이 온 것.
감사원은 이와 관련 "재정경제부의 유권해석은 ▲대법원의 판례 ▲국세심판원 결정 ▲국세청의 질의회신 및 과세실태 등을 무시한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세청 등 과세관청의 업무 집행에 혼란을 가져온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 장관은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재정경제부 예규(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58, 2007. 1. 24.)를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앞으로 과세에 대한 질의회신업무에 철저를 기해 과세관청의 업무집행에 혼란을 가져오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업무혼선 초래한 전속계약금 관련 유권해석 일지>
▲1990. 7. 20. 국세청 "전속계약금은 기타소득에 해당한다(소득 22601-1539)"
▲2001. 5. 16. 국세청 "프로골퍼가 여러 회사와 후원계약을 체결하고 사실상 전속계약금의 명목으로 지급 받은 소득은 사업소득에 해당된다(제도 46011-11139, 2001. 5. 16.)"
▲2001. 6. 15. 대법원 "국세청의 1990. 7. 20.자 예규는 전속계약금이 기타소득에 해당한다는 일반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2000두5210, 같은 뜻: 2000두5203. 2001. 4. 24.). 전속계약금일지라도 거기에 사업성이 인정되는 한 사업소득으로 보아야 한다"
▲2001. 8. 29. 국세청 "전속계약금은 기타소득으로 본다(서일 46011-10031)"
▲2004. 3. 11. 국세청 "전속계약금은 사업소득으로 본다(서면 인터넷방문상담1팀-369)"
▲2005. 7. 5. 국세청 "프로야구선수 등 직업운동가가 당해 구단 등과 전속으로 용역을 제공하기로 하고 받는 전속계약금은 사업소득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는 당해 거래의 실질에 따라 '그 귀속시기에 관계없이' 적용하는 것이다(법무과-2237호)"
▲2006. 1. 12. 국세심판원 "전속계약금은 기타소득으로 본다(서일 46011-10031. 2001. 8. 29.)는 국세청 예규는 납세자의 추상적인 질의에 대해 과세관청이 일반적 견해를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 즉,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볼 수 없다"
▲2006. 12. 7. 국세청 "지방국세청은 기타소득으로 신고한 프로야구선수에게 2001년부터 2005년 귀속분까지 전속계약금을 사업소득으로 보아 세금을 추징하라"고 지시.
▲2007. 1. 24. 재정경제부 "프로야구선수의 전속계약금은 사업소득에 해당하되, 국세청이 새로운 해석(서면1팀-369, 2004. 3. 11.)이 있었던 날 이후에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분부터 적용하는 것(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58, 2007. 1. 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