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상곤 전 부산청장에 '징역5년·추징금 1억' 구형
선고기일 이례적으로 추후 지정키로
부산의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기소)씨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받고 구속 기소된 정상곤(53·구속기소)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은 14일 오전 부산지법 형사5부 (재판장 고종주)에서 열린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날 열린 재판에서 고종주 판사가 변호인과 피고에게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서류와 내용을 인정하는가?"는 질문에 "모두 인정한다"고 답변해 곧바로 검사의 구형이 내려졌다.
검사측은 "거액의 뇌물을 수뢰하고 일부를 상관에게 뇌물을 공여했으나, 30년간 국세청 공무원으로서 성실히 근무해왔고 또 범죄사실을 폭로하기가 쉽지 않으나 고백을 하고 자신의 죄를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건의했다.
이에 변호인측은 "피고인이 자신의 죄를 깊이 뉘우치고 있고 정윤재(전 청와대 비서관)로 부터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이뤄진 사건인 점 등을 들어 선처해 줄 것을 호소했다.
또 정상곤 피고는 "저로 인해 이런 사회의 파장을 일으키게 된 점과, 평생 30년 가까이 국세청에 근무했으나 이런 모습으로 마지막이 될 줄 상상도 못했다"고 토로하고, "부덕한 자신에 대해 가슴저리게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부족한 자신을 관료로서 아껴준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사죄드리며, 국세청 조직의 명예와 저로 인해 상처를 입은 분들께 다시한번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뇌물 상대방(전군표 전국세청장)이 자신에 대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그의 재판 진행과정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날 결심한 정상곤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이례적으로 검사측과 변호인측이 합의하여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