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업체는 지난 2003년부터 2005년 7월까지 세가지 형태의 트랜지스터 모듈을 수입하면서 수입건의 90% 이상을 관세율 0%인 '트랜지스터 및 다이오드와 이와 유사한 반도체 디바이스' 품목(품목분류번호 8541호)으로 수입신고 했으나 관세청은 이들 물품이 관세율 8%인 '정지형 변환기나 그 부품'(품목분류번호 8504호)으로 분류해 과세한 것.
특히 LG전자 등은 품목분류가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해당 수입신고를 관할 세관이 아무런 이의 없이 수리하는 등 비과세 관행이 존재해 왔기 때문에 소급과세 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구미세관장이 일부 원고를 포함한 여러 세무대리인에게 쟁점물품의 수정신고를 안내하고 자료제출을 요구한 바 있고 이것이 확정적인 과세 의사표시는 아니지만 적어도 과세할 가능성이 있다는 명확한 의사표시이기 때문에 비과세에 대한 원고(전자부품수입업체)들의 신뢰는 더 이상 보장받을 수 없다"며 기각했다.
일반적인 경우 100억원이 넘는 불복금액에 비춰 항소를 할 만 하지만 이들은 항소하지 않았으며 관세청은 환영의 뜻을 비추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문제는 이들 3개사 중 두 개사인 LG전자와 SAMT가 지난 7월 금년도 '아름다운 관세행정 파트너(아관파)' 기업에 선정됐다는 것. 100억원이 넘는 과세에 불복한 기업이 왜 모범납세기업인 관세행정 파트너로 선정됐는지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두 회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한 시기는 지난 3월로 아관파 선정 이전이라는 점에서 7월의 아관파 선정이 '업체 달래기'는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생기게 했다.
매년 2회씩 선정되는 관세행정파트너 기업들에게는 ▲수입물품 검사비율 축소 ▲신용담보 한도 증액 ▲사후심사(세무조사) 2년 면제는 물론 타부처인 ▲조달청의 정부물품 구매업체 선정시 가산점부여 ▲병무청 병역특례업체 지정시 가산점 부여 ▲국세청의 납기연장 및 분할 납부시 담보제공 면제 ▲신용보증기금 보증한도 증액 등 각종 파격적인 혜택을 받게 된다.
특히 국세청의 세무조사와도 같은 사후심사의 면제는 기업들에게는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 없다.
관세청의 아관파 선정기준은 일반에게는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지 못하다. 이번 기회에 보다 투명한 모범납세자 선정을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 국민들이 괜한 오해를 하지 않게끔 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