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곤씨 설득 지시한적 없다"…"면회사실 사전사후보고는 받아"
"검사의 자수 권유에 무척 고뇌했으며, 구속될까봐 겁이났다"
부하직원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6차례에 걸쳐 7천만원과 1만달러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군표(53) 전 국세청장은 21일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도 첫 재판에 이어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전군표 전국세청장은 이날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고종주)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검찰측이 준비한 150항의 심문내용을 대부분 부인하며, 6차례에 걸쳐 자신의 집이나 집무실에서 정상곤(53 전부산국세청장) 피고가 건냈다는 돈에 대해 검사의 질문을 하나같이 피해가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또 수사검사에게 부산의 건설업자 김상진씨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받은 정상곤씨의 "1억원 용처에 대해 수사를 하지말아달라" 는 부탁을 한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적 없다"고 잘라 답변했고, 이병대 부산국세청장에게 정상곤씨를 설득하라고 지시한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병대 청장이 정상곤씨 면회에 대해서는 "한번정도 가봐야 안되겠느냐'는 의사를 전달했고, 이에 대해 사전 사후보고를 받았으며 면회 후 "고생하더라" 정도로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병대 청장이 자청해 기자회견을 가진데 대해서는 "무슨 소리를 했기에 이렇게 어렵게 하나. 죽을 지경이다. 사실대로 이야기해 해명하라"고 자신이(전군표)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국세청 관례에 상급자에게 돈을 상납하는 사례가 있는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5~6년전에는 그런 사각지대가 있었으나 참여정부들어 많이 없어졌다"고 대답해 아직까지도 국세청 내부에 일부 상납관행이 남아 있을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정상곤씨가 전군표 전청장의 서초동 자택을 방문해 두고간 쇼핑백(돈이든 가방)과 관련 전 청장은 "술을 가져온 것으로 알았다"고 했으며, "돈 이었으면 집사람이 자신에게 말을 했을것(술이라 집사람이 말을 안한 것으로 진술)"이라고 답변했다.
또 전군표 전국세청장은 "검찰 수사 당시 '자수'에 대한 수사검사와의 대화에서 '검사가 자수를 하게되면 집행유예까지 될 수 있다'는 권유에 고민을 했고, 변호인들과 자수를 안하는 것으로 결론지었으나 특가범과 일반형에 대해 무척 고뇌했으며 구속될까봐 겁이났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한편 전 전국세청장과 이병대 부산국세청장은 지난 여름 휴가기간 중 중국으로 부부여행을 갔고, 전군표 전청장은 이런 사례(고위공직자 부부간 해외여행)는 유례가 없으나 골프를 못치게 하는 등의 제재를 피해 같이 가게 됐다고 해명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2일 오후 2시 부산지법 254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