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운영하고 있는 '명예퇴직 제도'에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행정고시가 아닌 7,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일반승진자들이 고위직으로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세청은 만성적인 인사적체 해소의 일환으로 공무원 정년보다 2년 앞당겨 퇴직하는 명예퇴직(사실상의 반강제 퇴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1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현재 7,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일반승진자들에 대해서는 2년 조기명예퇴직 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된다는 것을 가정하면 내년 명퇴 대상자들인 1950년 출생자들이 '혜택'을 보게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특히 일반승진자들의 경우 인사적체로 인해 승진 자체가 늦어 국장급 등 고위직 진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세무행정 경험이 풍부한 일반승진자들이 국장급 등 실질적인 관리자로 올라설 수 있는 통로를 만들 수 있도록 조기명예퇴직 제도를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남은 정년 중 1년은 정상보직에서 근무케 하고 1년 동안은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채 '공로연수(현재 5급 사무관, 6급 조사관 퇴직대상자들에 적용)'로 대체해 운영한 뒤 향후 2~3년 뒤 남은 정년기간 모두를 정상보직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로연수란 퇴직을 앞둔 공무원이 퇴직 전 사회 활동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는 제도다. 이 기간 동안 공무원 신분은 유지되며 제반 수당 등을 제외한 월급이 지급된다.
국세청의 이 같은 방침이 확정돼 시행될 경우 앞으로 국세청 국장급 직위에 일반승진 출신들이 다수 진출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세청은 행정고시 출신자들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조기명예퇴직 제도를 적용하되 고위직의 경우에는 정년이 충분히 남은 상황에서 기수가 높다는 이유로 사실상 반강제로 퇴직시키는 것은 지양, 균형을 맞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같은 명퇴제 폐지 논의와 관련해 국세청 안팎에서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동전의 양면'처럼 극명하게 나뉘어져 있다.
경험 많은 일꾼들인 일반승진자들이 고위직으로 진출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반면 조기명퇴제도 폐지로 인한 후배 국세공무원들의 인사적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