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심판원, "재판 진행중이라도 과세 타당"
지난해 정관계 고위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건해결을 대가로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법조브로커 윤모씨가 받은 돈에 대해 국세청이 종합소득세를 과세한 것은 정당하다는 심판 결정이 내려졌다.
윤씨는 국세청의 과세에 대해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이며, 단지 알선수재 혐의가 있다고 해서 종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과세불복을 제기해 봤지만, 국세심판원은 세법상 '기타소득'으로 규정해 결국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26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某기업 회장 등으로부터 총 34회에 걸쳐 알선수재 및 배임수재 대가로 15억7930만원을 받았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윤모씨에게 2002년부터 2005년 귀속 종합소득세로 총 3억8971만원을 고지했다.
그러나 윤씨는 "알선수재 및 배임혐의로 기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형사재판이 진행중이므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확정판결 전까지는 무죄로 봐야한다"며 "단지 알선수재 등의 혐의가 있다고 종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근거과세원칙에 위배된다"고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특히 재정경제부에서 지난 2005년 5월 소득세법(제21조)에 뇌물, 알선수재 및 배임수재에 의해 받는 금품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키로 했으며, 이는 법 시행후 최초로 지급받은 분부터 적용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소급과세에 해당한다는 게 윤씨의 주장.
반면 국세청은 종소세를 부과할 당시 윤씨가 받은 알선수재 및 배임수재 금액을 반환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기타소득으로 종소세를 부과한 것이라고 맞섰다.
심판원은 이와 관련해 "윤씨는 종소세 부과당시는 물론이고 심리일 현재까지도 알선수재 금액을 반환한 사실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소득세법에서 규정한 기타소득이 실현됐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비록 윤씨에게 발생된 소득이 위법소득이라 해도 원래 귀속자에게 원상회복되지 않는 한, 경제적인 측면에서 담세력을 표상하는 경제적 이익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심판원은 소급과세에 해당한다는 윤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2005년 5월에 개정된 소득세법은 알선수재 금액을 기타소득으로 보는 기존 대법원 판례의 내용을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급과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국세청의 종소세 과세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못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