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27일 폭탄테러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자, 연쇄테러와 핵안전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세계경제에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파동에 이어 또 한번 충격파를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부토 전 총리 암살 사건을 강력 규탄하면서 암살 주모자에 대한 법의 심판을 촉구하는 한편 향후 테러와 전쟁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고 특히 알렉산드르 로슈쿠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이타르타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테러사건은 새로운 연쇄 테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나쁜 신호"라고 경고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이번 암살테러사건과 관련,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이 정국혼란을 겪으면서 핵 안전과 확산 우려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또한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과 지정학적으로 인접해 있어 미국의 테러와 전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우방이라는 점에서 향후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상업은행(CIBC)의 오브리 칠드-프리먼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파키스탄은 이 지역에서 지정학적으로 중요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정세불안은 불확실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불확실성은 금과 채권, 유가 상승 그리고 달러 가격 하락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은 파키스탄을 아시아에서 실패한 국가중 하나로 전락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파키스탄의 정세불안은 주변 지역국가들에 연쇄적인 충격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WP 스튜어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짐 아와드는 "이번 사건은 이 지역에서 이슬람 세력이 커짐에 따라 우리가 직면한 불확실성이 주는 장기적인 지정학적인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면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유가에 대한 테러 프리미엄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세력의 힘이 커지면 결국 석유생산 지역에 대한 위협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65센트(0.7%) 오른 배럴당 96.62달러로 4일 연속 상승하면서 마감됐다.
또 국제금값도 NYMEX에서 전날보다 2.3달러(0.3%) 오른 온스당 831.8달러로 지난 11월2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부토의 암살과 고용지표 등 경제지표 부진의 영향으로 전날에 비해 192.08포인트(1.42%) 하락한 13,359.61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다른 경제전문가들은 지정학적인 문제는 시장에 언제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라면서 이번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인 위험보다는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위기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