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익 강단 복귀..백용호 인수위 합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선 후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다.
이른바 '가신그룹'으로 일컬어지는 서울시청 멤버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에 대거 진입한 데 비해 대선기간 사실상의 최고결정기구 역할을 했던 '6인회의' 멤버들은 몸을 낮추며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
또 이 당선자의 양대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원(BPI)과 국제전략연구원(GSI)의 두 책임자도 한명은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반면 다른 한명은 강단 복귀를 선언해 대조를 이뤘다.
◇원로그룹 잠행..가신그룹 맹활약 =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주역으로 불리는 이른바 '6인회의' 멤버들은 대선 후 거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당선자의 당내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에 이어 본선캠프 고문을 맡았던 박희태 의원은 대선 직후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청일체'를 위한 당권.대권분리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해 논란이 되자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특유의 친화력과 5선의 경륜을 바탕으로 선거기간 이 당선자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그는 제18대 국회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당 내홍사태에 책임을 지고 당직을 사퇴한 뒤 선거운동에만 전념했던 이재오 최고위원도 인수위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물론 자신이 주도해온 당내 의원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원'까지 해체하며 조심스런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선거기간에도 막후 조력자를 자임하며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이상득 부의장과 김덕룡 의원은 여전히 이 당선자의 '상담역'이 되고 있으나 외부활동은 자제하고 있으며, 최시중 전 갤럽회장은 최근 여의도 사무실을 아예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가신그룹들은 인수위의 주요 포스트에 자리를 잡으며 차기정부의 권력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내 경선 당시 비서실장을 지냈던 주호영 의원이 당선자 대변인을 맡았고, 이번 인수위 인선에 직접 관여한 '제1측근' 정두언 의원은 비서실보좌역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당선자가 서울시장 퇴임 직후 열었던 개인사무실 '안국포럼'의 좌장격이었던 백성운 전 경기부지사가 행정실장을 맡았으며 신재민 전 조선일보 부국장, 박영준 전 서울시 정무국장 등도 인수위에 진입했다.
◇핵심브레인 '각자의 길로' = BPI 백용호 원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으로 차기정부 '청사진 그리기'에 동참한 반면 GSI 유우익 원장은 본업인 대학교수로서 강단으로 돌아가기로 하면서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유 원장은 인수위 1차 인선이 마무리된 지난 25일 이 당선자와 만나 대학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 당선자는 "인수위에서도 도와달라"고 거듭 만류했으나 유 원장은 "당분간 쉬고 싶다"며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상주 출생으로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에서 교수를 맡고 있는 유 원장은 '한반도 대운하' 공약의 성안을 주도하는 등 이 당선자의 핵심브레인으로서 당초 인수위 취임준비위원장 물망에 올랐으며 차기 정부에서 경제부처 장관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반면 또다른 '엠비(MB) 브레인'으로 불리는 백용호 원장은 오랜 침묵을 깨고 인수위에 발을 들여놨다.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로 이 당선자의 서울시장 시절 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았던 백 원장은 인수위의 핵심분과인 경제1분과위에서 간사인 강만수 전 재경부 차관, 이창용 서울대 교수 등과 팀을 꾸리게 됐다.
한나라당 경선 이후 외부활동이 뜸했던 백 원장은 지난 22일 이 당선자 초청으로 유 원장 등과 함께 '당선자 관저'의 테니스장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 당선자의 한 측근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됐지만 어느 시점이 됐건 차기정부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