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재건축 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 전체 도시설계를 담고 있는 과천시지구단위계획안이 백지화된데 이어 서울시내 29곳이 지구단위계획 구역에서 해제돼 앞으로 수년간 민간의 건축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울과 과천시 주요 재건축 예정 아파트 조합원들은 지구단위계획 개선을 위한 대규모 항의 집회에 나서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8일 건교부 및 경기도, 서울시,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00년 7월 시행된 도시계획조례에 따라 공동주택을 300가구 이상 지을 때 의무적으로 수립하도록 했던 지구단위계획의 발효 기간이 지난달 30일부로 넘어서면서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지역의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빚발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지구단위계획 확정시한을 넘겨 재건축이 원점으로 돌아간 과천시에선 주공아파트 3단지를 중심으로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이번주 중 경기도와 과천시를 방문해 지구단위계획 백지화에 항의키로 했다.
또 둔촌 주공, 고덕 주공, 개포지구 등 서울시내 대규모 재건축을 추진중인 아파트 조합원 150여 명은 오는 11일 서울시청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어 지구단위계획 재조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같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것은 이들 지역에선 재건축을 포함해 앞으로 300가구 이상 아파트를 지으려면 최소 1년 반에서 길게는 3년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건축이 제한되는 셈. 이는 아파트 사업계획을 받기 전에 반드시 수립해야 하는 지구단위계획을 위해 보통 관련 용역에만 1년여가 걸리는 데다 각종 심의 등 행정절차를 합쳐 1년 반이 넘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민과 해당 지자체간에 용적률(땅 면적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 등 건축규모를 둘러싼 갈등이 생기면 아예 건축을 기약할 수 없다.
과천시 관계자는 "시 전체 도시설계 내용을 담은 지구단위계획 백지화로 다시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기 전까지는 개별 건축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지난달 말 지구단위계획 구역에서 해제된 29곳에서 300가구 이상되는 집을 지으려면 먼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건축은 3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자연스레 그 기간동안 건축이 제한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이미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된 서울시내 180여 곳의 주민들도 지구단위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지구단위계획 도입 당시 우려됐던 갈등이 현실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