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은 신년사를 통해 2008년 역점 추진할 과제와 함께 기업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특히 최근 환율 문제, 고유가 문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등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 그룹 총수들은 직면한 도전을 기회로 만들기 위한 해법을 내놓는데 주력했다.
수세적 경영을 통해 현 위기상황을 모면하는데 안주하기 보다는 공세적 경영을 통해 직면한 어려움을 정면 돌파함으로써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2008년의 경영환경은 위기와 기회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며 "하지만 2008년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고객 최우선 경영과 글로벌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미래에 대비하는 능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자 한다"며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고객에 대한 사랑과 미래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구성원들의 지혜와 열정이 어우러질 때 '일등 LG'는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부터 신년사를 통해 고객가치 경영의 중요성을 설파해온 구 회장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로 진입하기 위한 과제로 '미래 준비를 위한 적극적인 실천'을 주문한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2008년은 원하는 미래를 만드는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SK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더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며 '미래'를 올 한해 경영 키워드로 꼽았다.
최 회장은 "새해에 어떻게 변하고 무엇을 준비하는가에 따라 SK의 미래가 전혀 달라질 것이며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부족한 힘은 하나로 같이 모으고 부족한 시간은 더 빨리 변화하면 된다"고 밝혔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과제로 글로벌 경영을 내걸었다. "내수시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해외시장에서도 발휘, 착실하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다.
허창수 GS 회장은 '투자'에서 새 도약의 실마리를 찾았다.
허 회장은 "경제흐름이 바뀌는 시기에는 고객의 요구도 크게 달라지기 마련이므로 변화의 추세를 적기에 포착해 미리 준비해야 하며, 필요한 투자를 두려워하거나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미래 경영은 '500년 영속 기반 구축'이라는 구호를 통해 읽을 수 있다.
박 회장은 "올해 그룹은 500년 영속 기반 구축을 경영방침으로 삼고 안정과 내실 속에 흔들림 없는 강한 기업이 되기 위한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라면서 "모든 그룹사가 기존 사업 분야에서 업계 최고 1등의 기업가치를 창출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신규사업, 신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008년을 적극적 사업기반 확대의 원년으로 삼고 도전과 창조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업확대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역설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비극태래'(否極泰來.좋지 않은 일들이 지나고 나면 좋은 일이 온다)의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김 회장은 이 같은 맥락에서 "그룹의 모든 신사업과 해외사업은 미래성장성과 투자가치를 고려해 '최소한의 리스크는 감내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하며, 기존 시장을 변화시킬 정도의 획기적인 발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신성장동력 산업의 과감한 추진을 강조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앞으로 모든 사업영역에서 선진화, 글로벌화, 그리고 최종소비자를 향한 B-to-C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새로운 선진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인재의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 모든 사업영역을 선진화하고 첨단화하는 데 과감하게 도전하고 ▲ 성과주의제도를 기반으로 새롭게 확정한 신경영시스템을 적극 실천하며 ▲ 기업가정신과 혁신으로 모든 사업에서 최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글로벌 엑설런스를 통한 가치 경영'에서 미래를 열어가는 동력을 찾았으며,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업문화의 실천을 주문했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고객과 주주, 투자자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밸류 업 2008'을 올해 경영 지침으로 선포했으며, 남 용 LG전자 부회장은 "단기 성과와 변화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며 가치 창출에 열광하는 조직을 강조했다.
또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미래의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자"고,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서 사업환경에 변화가 예상된다. 변화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기회가 될 수도 도전이 될 수도 있다"고 각각 밝혔다.
한편 삼성그룹은 '비자금 특검' 사태로 인해 그룹 신년하례식을 생략하고 계열사별 시무식을 가졌으며, 이건희 회장 역시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