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130억대 과세불복 '이유없다' 기각
국세청 인터넷 세무상담 '無用之物'‥법적효력 없어
"조세회피목적 있으니 가산세도 부과도 타당"
최근 엔화스왑예금에 대한 과세문제를 두고 시중은행들과 국세청의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던 신한은행이 130억원대의 과세불복을 제기했지만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하게 됐다.
7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005년 9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받은 법인제세통합조사에서 엔화스왑예금의 선물환거래 차익을 원천징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소득세법에는 선물환거래 차익에 대해 과세한다는 규정이 없지만, 재정경제부의 유권해석에서는 예금과 선물환계약이 합쳐진 형태의 엔화스왑예금을 이자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정리돼 있다.
이에 국세청은 2006년 11월 신한은행에 대해 2002~2004 사업연도 법인세(지급조서제출불성실가산세) 15억여원과 2002~2005 사업연도 원천분 이자소득세 115억여원(원천징수불성실가산세 12억여원 포함) 등 130억여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소득세법에 선물환거래차익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으므로 이자소득 과세는 부당하다"며 국세청 과세에 불복,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해 봤지만 기각됐다.
□ "국세청 인터넷 세무상담도 소용없어"= 엔화스왑예금은 예금 가입과 동시에 선물환계약을 체결, 높은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신종금융상품으로서 시중 은행들은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비과세상품이라며 적극적인 고객유치에 나섰다.
이는 지난 2003년 9월 국세청 인터넷 종합상담센터에서 '개인이 금융기관에서 원화를 엔화로 환전한 후 외화예금을 가입함과 동시에 선물환계약을 체결할 경우 비사업자인 개인의 선물환 차익은 과세대상이 아니다'라는 질의·회신을 이용한 것이었다.
특히 신한은행에서는 "2003년 국세청의 회신에 따라 선물환차익에 대해 동일하게 비과세 처리했음에도 국세청이 과세하지 않다가 2005년 재정경제부 유권해석에 따라 소급해 과세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세청 인터넷상담 초기화면에는 '답변은 제시된 자료를 근거로 작성하며, 법적 효력을 갖는 유권해석이 아니므로 각종 신고, 불복청구 등의 증거자료로서 효력은 없다'고 나와 있으며, 이는 2001년 초부터 공개된 사실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심판원은 이와 관련해 "국세청의 인터넷상담은 국세청의 공적견해를 표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효력이 있는 유권해석으로 보기도 어렵다"며 "질의내용도 엔화스왑예금거래에 대해 특정된 질문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또한 심판원은 "엔화스왑예금은 엔화예금거래와 선물환거래가 하나의 통합된 거래이며, 그에 따른 선물환거래로부터 발생한 이익은 소득세법상 금전사용에 따른 대가로서 이자소득에 해당된다"며 국세청 과세에 손을 들어줬다.
□ "조세회피목적 인정, 가산세까지 다 내라"= 국세청은 신한은행의 엔화스왑예금상품에 대해 지급조서제출 및 원천징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각 15억여원, 12억여원의 가산세까지 부과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에서는 엔화스왑예금을 취급하는 다른 모든 은행에서도 선물환차익 부분을 비과세 처리해왔고, 특히 국세청이 재경부의 유권해석 이후 선물환차익에 대해 과세처분을 내렸다는 점을 들어 가산세 부과는 부당하다고 맞섰다.
그러나 심판청구 결과 엔화스왑예금상품이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개발됐다는 점이 결정적 단서로 작용, 끝내 가산세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심판원은 "신한은행이 엔화스왑예금을 이자소득세 경감과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를 위해 하나의 통합된 거래가 아닌 것으로 보이기 위한 방법을 썼다"며 "조세회피목적으로 상품개발이 이뤄진 점을 볼 때 신고의무 해태(懈怠, 제때에 하지 않음)에 대한 정당한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심판원은 "신한은행이 이자소득금액에 대한 지급조서를 제출하면서 선물환거래 차익에 대해서는 제출하지 않았다"며 "선물환 차익 부분을 과소제출한 것으로 보고 불성실 가산세를 부과한 것은 잘못이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