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산업은행의 투자은행(IB) 업무를 자회사인 대우증권에 넘긴 뒤 대우증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민영화한다는 것이다.
반면 인수위는 산업은행의 IB 조직을 완전히 분리하고 대우증권을 묶는 산은 금융지주회사를 만들어 이를 매각하는 방안이다.
즉 정부 방안은 산은의 IB 조직을 대우증권으로 넘기는 것을 명시하지 않아 대우증권만의 민영화에 가까운 반면 인수위안은 산은 업무의 80% 비중을 차지하는 IB 부문이 대우증권과 합쳐진 금융지주사가 민영화되기 때문에 규모에서도 차이가 있다.
인수위는 대우증권과 산은을 묶은 금융지주회사의 가치가 대략 60조원 정도라고 가정하고 이를 5~7년에 거쳐 단계적으로 매각하면서 20조원 정도를 중소기업에 온렌딩(on-lending, 전대) 방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온렌딩 방식은 그동안 정부가 기술신용보증이나 신용보증기금을 등을 통해 중기를 직접지원한 것과 달리 민간 투자은행과 함께 중기에 투자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인수위가 제시한 산은의 민영화 방안은 ▲민영화 준비기간 ▲일부 정부지분 매각을 통한 한국투자펀드(KIF) 조성 및 금융지주회사로의 체제전환 ▲KIF의 공적기능 전담은행 전환 및 토종 투자은행의 출범 등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1단계는 민영화 준비단계다. 산업은행의 상업적 업무와 순수 공적기능을 분리하기 위한 법률 정비기간으로 민영화에 따른 산은법 개정, 공적금융기능을 담당할 가칭 KIF(Korea Investment Fund) 관련법 개정 등 법령을 정비한다.
또 기존 산업은행을 투자은행에 적합한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법률 개정도 진행한다.
아울러 민영화 과정에서 이미 발행한 산금채에 대해 상환요청이 오지 않고 민영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해외자금 조달창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내외 투자자에 대한 신뢰를 구축한다.
이어 2단계에서는 일정 기간에 걸쳐 정부보유 지분을 최대 49%까지 매각하고 이를 통한 재원으로 KIF를 조성한다. KIF는 유럽공동체(EC)가 설립한 유럽투자펀드(EIF)와 같이 온렌딩 방식으로 공적기능을 수행한다.
이행 과정에서 기존 산업은행은 현재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며 투자은행으로의 발전을 위해 경쟁력 제고 노력을 한다.
마지막 3단계는 전반적인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적정시점에 잔여지분(51%)를 매각해 완전 민영화한다.
이 단계에서 산은의 IB 부문과 대우증권을 합친 산은금융지주회사는 민영화된 투자은행으로 발전하고 KIF는 독일의 KfW와 같은 공적기능 전담은행으로 발전한다.
곽승준 인수위원은 "민영화 작업은 3월부터 시행할 예정으로 올해 말까지 1단계를 끝내고 3단계는 5~7년 정도면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은 또 "산은 금융지주회사를 국내 자본이 인수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법령 개정이 함께 진행될 것"이라며 "지분 인수는 연기금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