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감팀은 직전의 조직 수장이었던 전군표 前국세청장이 뇌물수뢰 혐의로 구속된 이후 곤욕을 치른 국세청이 자체적인 쇄신방안의 일환으로 내놓은 대안. 즉 그동안 상대적으로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4급 이상 간부급 국세공무원들의 비리행위를 감찰하기 위해 설치한 조직입니다.
국세청은 검찰, 경찰과 함께 강력하고 방대한 감찰조직을 거느린 부처 중 하나입니다. 공직자와 민원인간 '검은 돈'이 오고 갈 수 있는 여지가 너무도 많은 업무특성 때문이지요.
다만 국세청의 감찰조직은 표면적으로 4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4급 이상 공직자들에 대한 감찰업무는 총리실과 청와대 등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국세청 내부적으로는 그 동안 소홀해 왔던 것이 사실.
이 같은 업무의 분산으로 인해 되려 국세청 감찰은 "하위직 국세공무원들만 괴롭히는(?) 부서"라는 눈총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특감팀이 생겼으니 이제는 어느 정도 상·하위직의 공평성이 확보됐다고 볼 수도 있을 법 합니다. 그러나 최근 국세청 내부에서는 특감팀 설치에 대한 여러 가지 시각이 존재합니다.
□ 국세청 특감팀, 어떻게 운영되나= 현재 국세청은 특감팀을 이끌 팀장과 팀장을 보좌할 사무관(5급), 팀원 구성을 완료했습니다.
팀장에는 안동범 과장(前서울청 감사과장), 사무관에는 전창철 사무관(前국세청 감찰4계장)을 각각 임명했고 팀원으로는 6급(박봉규 조사관) 1명, 7급(서명국, 박대중, 한주희, 김종오, 박용호 조사관)등 5명 등 총 8명의 인원을 배치했습니다.
팀 구성을 놓고 국세청에서는 "(엄청)많다"는 반응이 주류였습니다. 어찌됐건 특감팀은 국세청장 직속으로 감찰대상에 속하는 국세청 감사관(국장급)이나 차장 등 중간라인을 거치지 않고 국세청장에게 직접 업무내용을 보고하는 힘 쎈 부서가 됐습니다.
국세청은 당분간은 특감팀을 임시조직으로 돌린 뒤 직제를 개정해 아예 상설조직화 할 계획입니다. 인력구성도 10명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감팀원들의 업무분야는 '4급 이상 고위직 간부 감찰'이지만 구체적인 감찰대상 범위 등은 내·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고위직 간부들의 일거수 일투족과 관련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해 국세청장에게 '직보'한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 국세청 특감팀, "'실적'이 없어야 산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취임이후 간부들의 업무성과(실적)를 유독 강조하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실적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고 또 인사이동에도 중요한 요소로 활용, 인사공정성 확보의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것이 한 국세청장의 의중.
특감팀의 경우 업무 자체가 생소하고 또 새로 생긴 부서이기 때문에 일견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국세청 조직, 그리고 특감팀 설치 목적을 겉만 알고 속은 모르는, 시각이라는 평가입니다.
특감팀의 업무는 국세청 고위직 간부들의 비리행위 감찰입니다. 전군표 前국세청장의 구속사건에서 보듯 고위직의 비리행위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받은 국세청의 타격은 실로 막대한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특감팀이 '일'을 잘해 고위직들의 비리행위를 발견해 검찰 고발 등 강도 높게 대응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질 경우, "국세청이 참 잘한다"라는 평가를 받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즉, "저 조직은 온갖 비리가 난무하다. 위가 저 정도면 아래는 어떻겠느냐"는 부정적인 여론만 두들겨 맞을 가능이 높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국세청이라는 조직은 한 해에도 적게는 수 명, 많게는 수 십명의 직원들이 비리사건에 연루되어 제재를 받는 것조차 '쉬쉬'하고 숨기는데 익숙한 조직이라는 점에서 하위직도 아닌 고위직 인사들의 비리행위를 '자진납세'할 리는 만무하다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국세청의 특감팀은 '실적'이 없어야 살 수 있는 조직이라는 설명입니다.
□ 특감팀…'비리척결의 상징(?)'= 또 다른 한편에서는 특감팀의 설치 목적도 목적이지만 '옥상옥'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부정적 시각도 있습니다. 현재 국세청 감찰조직 내부에도 국세청장의 특별지시를 수행하는 라인이 별로로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총리실과 청와대 사정조직에서도 하고 있고 차라리 국세청 감찰조직 내에 특수목적형 인원을 충원하면 될 것을 가지고 따로 팀까지 만들고 나아가 상설화까지 추진하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인 것입니다.
게다가 새정부가 정부조직 슬림화를 외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비록 소수에 불과하지만)오히려 조직을 늘리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지 않느냐는 불평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차피 엄포용(?) '상징적 조직'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시각인 셈. 그러나 또 한 편에서는 특감팀은 이 같은 '상징성'만 가지고도 존재목적이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적어도 고위 국세공무원들의 '반칙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국세청 하부조직에 전달, 전체 조직의 '반부패'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다는 긍정적 분석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특감팀'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