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개편안을 마련한 인수위조차 이 두명의 특임장관의 역할에 대한 업무설정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어 자칫 '땜질용'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 16일 정부조직개편안 발표에서 "일상적인 국정에는 관여하지 않고 투자유치와 해외자원개발 등 핵심 국책과제를 수행하는 특임장관 2명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특임장관 두명 중 한 명은 투자유치를 담당하고 다른 한 명은 해외자원개발을 담당한다. 그러나 이 두 업무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선을 그은 국무총리의 전담역할인 해외 자원외교와 중첩된다.
인수위는 "특정업무에 제한 받지 않고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을 것", "야당 등과의 관계를 조율하는 정무기능도 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고, 또 17일 다시 "남북관계에 특별한 사항이 발생하면 특임장관을 활용할 수 있다"고도 밝혀 해석여하에 따라서는 사실상 특임장관의 역할에 성역(?)이 없어 보인다.
인수위는 특히 특임장관은 '리베로(수비와 공격을 모두 하는 선수)'장관임을 강조하며 당연히 대통령이 특별히 지시하는 일은 모두다 할 수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17일 "남북 간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면 특임 장관을 활용하겠다는 게 이명박 당선인의 의지"라며 "북한에 보낼 수 있고, 대통령 특사로 외국을 방문해 자원 에너지 현안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도 "특임장관은 그때그때 중요 임무를 수행하는 멀티 플레이어"라며 "리베로 역할을 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인선기준(?)도 밝혔다.
특히 "딱 정해진 일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고 넓은 의미로 정무장관의 역할과 국정과제에 대해 수행하는 그때그때 국정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언제든지 대통령의 특수한 역할 부여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말 그대로 그때그때 다르다는 것이다. 이처럼 특임장관의 역할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것은 인수위가 출범 후 한 달여만에 개국이래 최대의 공무원감축을 포함한 정부조직개편안을 내 놓는 과정에서 헌법상의 국무위원수 채우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것으로 비춰지고있다.
자원외교는 국무총리가 하기로 했고, 남북교섭업무는 새로 생기는 외교통일부가 맡게 될 것이기 때문에 외교통일부 장관과도 업무가 겹칠 수 있다.
앞으로 국회통과 등 험난한 일정을 앞두고 있는 정부조직개편안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매듭지어질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부처 통폐합으로 발생하는 이른바 특임장관의 자리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땜질용이라는 꼬리를 떼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