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총리인선을 비롯한 조각작업을 본격 진행중인 가운데 이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대통령실이 어떻게 꾸려질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과거 '비서실-정책실-안보실' 3두 체제가 대통령실 단일체제로 통합되면서 비록 조직은 슬림화됐지만 권한은 한층 더 막강해진 청와대의 차관급 수석 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된 대통령실은 1실1처7수석 체제로, 대통령실장 산하에 경호처가 별도로 위치하고 국정기획과 정무, 민정, 경제, 사회정책, 인재과학문화, 외교안보수석이 배치됐다.
우선 미래전략과 국정방향을 설정하는 국정기획수석에는 이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 발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핵심 정책 브레인인 곽승준 고려대 교수와 정책자문그룹인 바른정책연구원(BPI) 원장인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가 물망에 오르내린다. 두 사람은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의 일원으로서 새 정부 '청사진 그리기'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정무수석은 대국회 및 언론관계를 원활히 풀어나가야 하는 자리인 만큼 정치와 언론, 정무경험을 골고루 갖춘 인사가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나라당에 입당한 국민중심당 출신 정진석(재선) 의원과 언론인 출신으로 물밑에서 이 당선자의 정무적 조언역을 맡아온 신재민 비서실 정무1팀장의 이름이 거론된다. 3선의 권철현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지만 총선 출마 쪽에 무게중심이 가 있어 가능성은 낮은 편.
민정수석에는 검사장급 이상이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인수위 법무행정분과 간사인 정동기 전 대검차장이 우선 거론된다. 법무행정 분과 간사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김상희 전 법무차관의 이름도 나온다.
경제수석에는 국정기획수석 물망에 올라 있는 곽승준 교수와 함께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이창용 서울대 교수 등이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 잘하는' 실무형이면서도 중량감을 갖춘 관료 출신이 기용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인재과학문화수석에는 이 당선인 과학기술자문그룹의 핵심 인물인 민동필 서울대 교수 등이, 사회정책수석에는 이 당선인의 교육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이주호 의원과 김대식 동서대 교수가 물망에 오르내린다. 다만 이 의원은 총선 출마 쪽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외교안보수석에는 인수위원인 현인택 고려대 교수와 권종락 전 아일랜드 대사, 김우상 연세대 교수, 남주홍 경기대 교수 등이 거명된다.
이밖에 기존의 홍보수석 기능까지 흡수한 청와대 대변인에는 총선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과 함께, KBS 이사 출신인 김인규 비서실 공보팀장이 거론된다. 김 팀장은 대통령 직속 방송통신위원장과 차기 KBS 사장 하마평에도 올라 있다.
또 주요 인사 면담을 비롯해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챙기는 제1부속실장에는 4월 총선을 준비중인 박영준 전 서울시 정무국장, 제2부속실장에는 김금래 비서실 여성팀장이 각각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당선인의 오랜 측근인 김백준 비서실 총무담당 보좌역은 청와대 살림살이를 도맡아 할 총무 비서관에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 측근은 20일 "이 당선인의 국정구상을 잘 파악하고 실현할 수 있는 인사들이 대통령실에 합류하지 않겠느냐"면서 "386 위주로 짜인 참여정부에 비해 수석이나 비서관 모두 평균 연령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