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공직 후보자는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가 청와대에 고위직 인사 자제를 요청한 상황에서 내정돼 행자위원들은 주로 후보자의 자질이나 도덕적 하자를 따지기보다는 정치적 견해를 묻는 질문 위주로 청문회를 진행했다.
오전에 진행된 강보현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초점은 주로 강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 모임인 '8인회' 멤버라는 점에 맞춰졌다.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은 "후보자가 8인회 멤버라서 중앙선관위원이 됐다는 얘기가 있다"며 "노 대통령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노 대통령이 임명한 헌법재판관 2명은 노 대통령과 같은 견해를 밝혔는데 후보자도 그런 것 아니냐"고 물었다.
같은 당 유기준 의원은 "8인회 멤버는 검찰총장, 청렴위원장, 헌법재판관, 헌재 사무처장, 삼성그룹 법무실장 등 요직에 올랐다"며 "엄정한 선거관리를 해야 할 중앙선관위원이 임명자의 의사에 따라 일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이인영 의원은 "대통령의 정치적 자유보다 선거중립 의무가 우선이라는 헌재의 결정은 차기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서도 적용돼야 한다"며 "요즘 '공정공천 합의' 운운하는데 차기 당선자의 총선 개입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신당 윤호중 의원은 "공익을 위해 활동한 뚜렷한 경력이 없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김한길 의원은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반대의견을 제시한 적이 딱 1건인데 선관위에 가서도 이렇게 소극적으로 활동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노 대통령의 헌소와 관련해 "나름의 생각은 있지만 헌재가 그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이상 그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본다"며 "제 명예를 생각해 균형감을 갖고 법이 정한 정치적 중립성을 유념해서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오후에 실시하는 어청수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어 후보자가 서울경찰청장 시절 적극 추진한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에 대한 견해와 바람직한 집회.시위문화에 대한 견해, 일선 경찰 처우개선 방안 등을 묻는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 노현송 의원은 "경찰이 집회 현장에서의 공권력 확립과 인권보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박기춘 의원은 "일선 경찰서장들이 고생하는데 경무관 승진 때는 본청에서만 진급한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서울청에서 추진했는데 그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유기준 의원은 "과거 이익단체의 집회에 쉽사리 무너진 경찰의 공권력을 바로 세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