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기업이라는 용어는 기업들이 경제현장에서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정부가 이를 뒷받침해주겠다는 뜻. 이를 위해 각 부처가 일찌감치 친기업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다. 특히 국세청의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친기업적 세무행정을 펼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를 스스로 증명하듯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공개 간담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이 내세운 친기업적 세무행정 구현의 핵심 중 하나가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감축이다. 국세청은 전년도 대비 정기세무조사 건수를 축소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 등에 대해서도 세무조사 유예 및 면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 같은 국세청의 '세무조사 감축' 방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비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성실납세 담보의 장치인 세무조사를 오히려 더 늘려야 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기준으로 국내 개인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비율은 0.18%, 법인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비율은 1.86%. 일본(개인 0.23%, 법인 4.94%)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나 미국(개인 0.19%, 법인 0.60%)보다는 높다.
OECD국가들의 평균적인 수준에 비해서도 낮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특히 아직 탈세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우리나라의 납세성숙도에 비춰볼 때 세무조사 축소가 자칫 사회전반에 걸쳐 탈세심리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상률 국세청장도 이 부분에 대해 "정답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세청에게 세무조사권을 부여한 것은 '정책수단'으로 이용하라고 쥐어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회에 만연한 탈세행위를 엄단해 조세형평을 바로잡아달라는 국민들의 소망이 국세청에게 부여한 최소한의 '권한'이다. 따라서 단순히 기업가 정신 발휘를 고취하는 정책적 목적을 위해 공적인 권한 영역인 세무조사를 인위적으로 조절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는 말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