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이 연말정산에서 제법 큰 규모로 소득공제·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비과세 요건이 지난 연말 세법개정으로 크게 보완되는 등 관리가 강화된다.
이에따라 장기주택저축 가입자들중 은행과 생명보험회사 중 어느 곳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익부분에서 희비가 엇갈리게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지난해 바뀐 세법이 회사에 일시적인 이점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이라는 큰 시장을 은행쪽에 빼앗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재정경제부와 국세청 그리고 생명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장기주택마련저축과 관련된 이자·배당소득은 가입당시에 비과세요건만 갖추면, 가입일 이후 비과세요건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계속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근로자가 주택임차자금의 원리금 그리고 국민주택기금에서 얻은 장기주택저당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낼 때 연간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혜택을 주는 경우, 가입일 이후 국민주택규모 이상 주택소유사실이 확인될 때 세금을 추징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혜택.
그러나 지난 연말 바뀐 세법에서 올해부터 가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올해 이전 가입했던 장기주택마련저축도 가입일 이후 비과세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앞으로 7년(2014년)까지만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4년 이후에도 계속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그 이전에 국민주택규모 이상의 주택을 취득한 사실이 없거나 주택을 2채 이상 소유해선 안된다.
개정세법은 또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가입대상의 확인과 관리를 위해 국세청장은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가입자가 가입당시 세제혜택요건을 갖췄는지를 확인해서 저축취급 금융기관에 통보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계약일부터 7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과세연도 종료일 ▲그리고 그 날 이후 매 3년이 되는 과세연도 종료일 현재 소득공제·비과세요건(기준시가 3억원 기준 제외)을 가입자가 모두 갖췄는지를 확인, 금융기관 통보도 의무화했다.
개정세법은 특히 국세청 검증과정에서 '국민주택규모 이상 주택의 취득'의 사실이 밝혀져 금융기관에 통보된 가입자에 대해선 그 통보를 받은 날에 저축을 해지한 것으로 보도록 하고 있다. 해당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관련 저축을 강제로 해지시키도록 한 것.
이와 관련 생명보험업계에선 "저축이 강제로 해지될 경우 은행의 경우는 원금과 이자를 돌려줄 수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지만, 생명보험회사는 원금조차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계약자가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다.
생명보험회사가 취급하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저축부분'과 '보장성보험' 부분이 혼재돼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저축부분은 보전해줄 수 있지만, 보험부분은 원금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해약환급금만 돌려 줄 수 밖에 없는 것.
특히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주택마련을 위해 고령자보다는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이라는 특성을 가진 것도 문제.
앞으로 7년 이내에 주택을 마련할 능력이 있으면서 생보사가 보장하는 사망 등의 위험이 적은 젊은층은 사망에 대한 대비보다는 7년 후 원리금이 보장되는 은행예금을 더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생보사들은 7년후 원리금보다 훨씬 적은 해약환급금만 주면 되기 때문에 당장은 유리할지 몰라도, 장기주택마련저축이라는 큰 시장을 은행에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