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급속도 발전…민간기구가 더 적합
현재 금감원…전문성, 책임성 더 키워야
국회에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가 통합된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이 한창 논의 중인 가운데, 전문가 및 학자들은 여전히 금감위와 금융감독원이 통합되는 공적 민간조직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우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금융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형태의 금융상품의 나오게 될지 모른다'며 "이런 금융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관료조직으로는 따라가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산업 발전에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인력들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행정고시로 사무관을 하던 사람들이 5000만원 연봉을 받으며 전문성을 채우기란 힘든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현재 금감위 사무국에 권한이 집중돼 있는데 사무국의 인원수와 권한을 대폭 축소해 금감원으로 옮기는 작업을 한 후 독립성과 책임성이 확보됐을 때 공적민간기구로 갈 수 있다"며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최흥식 연세대 교수도 "감독과 정책을 분리하고, 감독기구에 대해서는 민간기구로 해야 한다"며 "통화신용, 중앙은행 등이 독립돼 있는 것처럼 감독 기능을 하는 일상적인 금융기관에 대한 집행은 공무원이 직접 감독을 하기에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공적민간기구를 만장일치로 주장했던 민간금융위원회 위원장인 이필상 고려대 교수도 "재경부의 법률 제·개정권은 그냥 정부에 두고, 공적민간기구가 실질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며 "금감원과 금감위의 업무가 중복되는 측면이 많아 두 기관이 합쳐지면 조직과 인원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의 관료화, 전문성·책임성도 떨어져=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융감독기구가 '공적민간기구'로 나아가야 하지만, 현재의 금감원의 모습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상조 소장은 "금융감독기구는 궁극적으로 민간기구로 가야 한다"며 "감독기구가 민간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으로 독립성과 책임성 확보가 충족돼야 하는데 금감원이 이 부분을 충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의 문제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감독하는 사람들이 금융기관 사람들보다 더 능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금융감독의 전문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금융기관 사람들을 만나면 감독원에 가서 설명을 해줘야 하고 전문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며 "검사 나오면 엉뚱한 곳을 검사해 규제 건수나 올리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밝혔다.
최흥식 교수도 "금융감독을 민간기구화해야 하는 것은 원칙론이고 현재 금감원도 문제가 많다"며 "금감원 조직이 관료적이고, 책임 회피를 하려는 행동이 강해 책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장 친화적인 감독을 위해서 금감원이 건전성 감독 등의 사후관리만 제대로 하면 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인실 서강대 교수는 "금융감독조직이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을 구조조정하기 바빠 금감위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금감원에서 처리하다보니, 금감원은 집행만 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를 맡게 돼 제대로 된 공적민간기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 교수는 "금융감독이 사후관리만 제대로 하면 되는데 외환위기 때의 습관이 남아서 시장에서 해야 하는 시장안정까지 간섭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장 친화적인 감독을 하려면 평소 때는 건전성 감독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