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부담하던 등록세와 등기신청수수료 등 근저당권 설정비용은 앞으로 은행 부담으로 귀속될 전망이다.
또한 대출을 받을 때 대부분 채무자가 부담하던 인지세는 앞으로 채무자와 은행이 각각 50%씩 부담하게 되는 등 대출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여신거래 기본약관 등 8개의 표준약관’을 개정, 은행들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오는 5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근저당설정비용 중 등록세와 지방교육세, 등기신청수수료 및 법무사수수료, 근저당물건의 조사 또는 감정평가수수료는 은행이 부담토록 했다. 국민주택채권매입비는 채무자와 설정자가 각각 부담토록 했다.
이와 함께 기타 부담주체가 불분명한 말소비용과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근저당권 행사시 근저당물건의 조사 또는 감정평가수수료는 채무자와 설정자가 각각 부담하도록 하는 한편 인지세도 은행과 채무자 그리고 설정자가 각각 50%씩 부담토록 했다.
다만, 채무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은행이 대신 지급하고 채무자가 이를 곧 갚지 않을 경우에는 `상사법정이율(연 6%) 범위 내에서의 약정금리'를 가산해 갚도록 규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고객이 3억원의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현재는 등록세 72만원, 지방교육세 14만4000원, 법무사수수료 44만4000원 등 약 225만2000원의 근저당권 설정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표준약관이 시행될 경우 인지세 7만5000원과 채권손실액 36만원 등 43만5000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은행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가계 및 기업에게는 2006년 기준으로 연간 최대 1조421억원, 5661억원 등 총 1조6082억원의 부대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이번에 개정된 표준약관은 강제력은 없지만 일단 근저당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하도록 약관조항을 개정한 뒤 이를 사용토록 권고하면 은행간 대출경쟁의 과정에서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