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산하 국세심판원을 국무총리실 소속의 '조세심판원'으로 격상시키는 정부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조세분야 전문인력 충원 및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세심판원을 조세심판원으로 개편하되 그 소속을 재경부의 외청(外廳) 형태로 두고, 국세청 및 세제실과의 인사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
안경봉 국민대 교수와 이전오 성균관대 교수는 11일 오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정부조직개편 법률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조세심판원 설치방안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정부조직개편 관련 법안에는 재경부 소속 국세심판원을 조세심판원으로 개편, 그 소속을 국무총리실로 하되, 국무총리실장 산하기관 형태로서 국세와 지방세에 관한 행정심판을 전담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안 교수는 이와 관련해 "조세심판원이 인사와 예산상 국무총리의 지휘를 받게 되면 재경부 세제실이나 국세청의 전문경험이 있는 공무원보다는 일반적 행정경험을 가진 공무원으로 충원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세 전문인력의 충원과 교류가 제한돼 전문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이어 "세제·세정·심판이 분리되면 조세정책의 입안, 집행, 권리구제의 상호 유기적인 피드백(feed-back) 효과가 약화돼 조세정책의 일관성이 다소 저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전문인력 및 정책일관성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조세심판원을 재경부의 외청형태로서 예산과 인사를 독립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안 교수는 "조세심판업무를 조세정책이나 과세처분 집행과 직접 관련없는 부서에서 담당하는 경우 직권구제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심판전문인력 확보의 어려움과 조세행정의 피드백 기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으므로 조세정책을 총괄하는 재경부 '외청' 형태로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성 확보를 위해 심판관 및 종사직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국세청 및 재경부 세제실과의 인사교류를 활성화하고, 민간의 전문가를 충원하는데 제도적인 진전이 필요하다고 안 교수는 덧붙였다.
아울러 심판원이 독립된 기구로서 존재하기 위해 심판원장을 심판관중에서 임용하고, 심판원장에게도 국세심판관과 같이 3년의 임기를 보장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심판관의 임기도 현재보다 장기화하고, 별정직 공무원으로서 법조인, 세무사, 회계사, 교수 등 각계 출신의 인사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함께 국세와 지방세 불복업무를 통합하는 조세심판원의 출범에 맞춰 지방세의 불복업무를 현행 국세와 같이 '필요적 전치주의(행정소송을 거쳐야 행정소송을 제기)'로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전오 성균관대 교수는 "국세와 지방세 중 하나를 필요적 전치주의로 하고 다른 하나를 임의적 전치주의로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조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법관의 양성이 어려운 현실에서 조세사건을 법원이 처음부터 심리(임의적 전치주의)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국무총리 소속의 조세심판원, 재경부 산하 집행기관인 국세청, 헌법상 기관인 감사원의 심사결정이 모두 동등한 효력을 가지게 되면 행정조직법상 매우 어색하고 기형적이 될 것"이라며 "불복청구를 하나로 통폐합하고, 지방세 불복도 단일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