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월에는 계절적 특성에 따라 일자리 창출 규모가 줄지만 취업자 증가폭이 25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최근 경기동향으로 봤을 때 빠른 시일내에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 이명박 정부는 출범 첫해부터 경제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 1월 신규취업 23만5천명 불과
재정경제부가 올해 목표치로 내세운 일자리 창출은 연간 30만개, 이에 비해 새 정부가 대통령 선거때 내세운 공약은 연간 60만개에 5년 임기동안 300만개다.
즉 새 정부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려면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용동향에서 전년동월대비 취업자수 증가폭이 60만명 수준은 되어야 한다.
물론 아직 새 정부 임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1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23만5천개에 불과해 새 정부 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현 정부의 목표치 30만개에도 거의 22%나 미달되는 수치다.
하지만 취업자수는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에서 이번 고용동향 지표를 놓고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할수 있다.
동절기인 1월에는 취업자수의 절대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전년동월대비 증가폭도 다른 계절에 비해 뚝 떨어지는 양상을 보여왔다.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일거리를 찾으면서 실업자수를 늘려놓는 반면 날씨가 추우면 건설공사도 대폭 줄고 농어촌도 휴지기로 들어가는 등 고용시장의 활력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실례로 1년전인 2007년 1월의 취업자수 증가폭도 25만8천명에 그쳐 최저점을 찍은 바 있으며 고용률도 2007년 2월이 단기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계절의 특성을 감안한 계절조정 실업률로 보면 1월이 3.0%로 지난해 12월의 3.1%보다 0.1% 개선된 것으로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별로 봐도 농림어업에서 6만4천명, 도소매.음식숙박업 3만7천명, 제조업 3만명, 건설업 5천명 등 상대적으로 단기적 일자리가 많은 분야에서 일자리 감소폭이 컸으며 연령대별로도 10대부터 30대 이하 젊은 층의 일자리가 준 반면 40대 이상은 오히려 늘어 대조를 보였다.
◇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고용 사정이 크게 좋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은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동향과 밀접한데, 최근 지표들에서 나타난 전반적 경기나 내수 흐름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기준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앞달(11월)의 7.3%보다 0.1%포인트 떨어져 작년 3월 4.8% 이후 11월까지 9개월째 이어진 상승세가 꺾였고, 12월 소비재판매액도 전년동월대비 2.6%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07년 전체(6.6%)와 4.4분기(5.5%), 11월(6.0%) 등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고, 앞달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1.7% 감소한 것이다.
지난달 초 재경부는 올해 경제운용계획에서 "수출보다 고용 창출력이 큰 내수 증가세에 힘입어 일자리가 30만명 안팎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최근 추세가 이어져 계속 소비가 주춤거리고 경기가 본격적으로 내리막에 들어설 경우 고용 목표도 물 건너갈 수 밖에 없다.
새 정부로서도 취임 첫 해부터 고용 부문에서 고전을 각오해야할 처지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우리(LG연구원)는 30만명 넘게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1월 고용지표만 보자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고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등 내수 쪽이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월비로 소비재판매가 줄고 작년 4.4분기 물가 상승 등에 실질구매력이 1%대로 떨어진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내수 조정 가능성을 생각해야하고, 고용 확대 측면에서도 어려운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15세 이상 인구는 43만8천명 가량 늘었는데 이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로 들어오는 수가 워낙 적다"며 "노동시장 편입 인구 자체가 적으니 취업자가 구조적으로 많이 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 연구원은 "작년 9월부터 고용 환경이 조금씩 안 좋아지고 있는데,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에도 20만명 중후반대에서 횡보할 전망"이라며 "당초 올해 고용 사정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봤으나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 같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