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는 재경부와 다시 합해져 과천청사 건물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기획처가 서초동에 있는 서울조달청 건물에 입주한 것은 지난 98년 11월이었다. 재경원에서 분리됐던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이 각각 종로구 통의동 사무실과 경기도 과천청사에서 나와 조달청 건물에서 별도의 조직으로 존재했다. 이어 이들 두 조직은 99년 5월에 기획예산처로 통합됐다.
기획처가 그동안 이뤄낸 성과는 적지않았다.
2006년 9월에는 국가재정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은 재정운용시스템 혁신, 성과중심의 재정운용, 재정의 투명성 제고, 건전재정 유지 등을 담고 있어 재정운용의 틀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2003년에는 일정 한도내에서 부처의 자율적 예산편성을 중시하는 `톱다운 예산편성제도'를 도입했다.
작년 5월부터 시행된 공공기관운영법도 기획처가 갖은 노력끝에 이뤄낸 결과물이다. 기획처는 이 법률을 통해 300여개에 육박하는 공공기관들을 짜임새 있게 재편하고 지배구조를 선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획처는 아울러 작년에 공공기관 알리오시스템을 통해 공공기관들이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이는 공공기관의 투명경영에 크게 기여했다.
기획처는 예산편성과 공공기관 감독 외에 국가의 두뇌 역할을 수행했다. 이런 차원에서 나온 것이 국가장기종합전략보고서인 `비전 2030'이었다. 2006년에 발표된 이 보고서는 앞으로 한국이 어떤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지를 밝히고 이를 헤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처는 그동안 걸출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했다. 기획처 장관 출신으로는 ▲진념 전 재경부 장관 ▲전윤철 감사원장 ▲장승우 전 해수부장관 ▲박봉흠 금통위원 ▲김병일 전 장관 ▲장병완 현장관 등이 있다. 변양균 전 장관의 경우 2005년부터 1년 6개월가량 장관으로 재직하다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로 옮겼다. 그러나 그는 `신정아 파문'으로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를 내놔야 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21일 "우리부처의 업무 자체가 나라 전체를 거시적으로 조망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다른 부처에 나가서도 일을 잘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이제는 재정경제부 직원들과 화학적 결합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훌륭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