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훈 연구위원 "세부담 높이면 징수 문제 소지"
"주택 종부세는 소비지출 영향 우려, 폐지해야"
"양도소득은 종합소득세 체계 내에 과세 필요"
소득이 많은 사람이 꼭 비싼 집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무조건 부동산만을 기준으로 해서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영훈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부동산시장과 부동산 조세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노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비싼 집을 소유한 것과 소득이 많은 것과는 별 상관이 없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주택자산가액을 낮은 순서대로 소득분위에 따라 배열했을 때 '1, 4, 2, 3, 5, 7, 6, 8, 9, 10'의 순으로 나타났다.
즉 전반적으로는 소득이 높은 계층이 비싼 주택에 살고 있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순위가 들쭉날쭉해지고 있다는 게 노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아울러 개인 소유의 집에 살고 있는 가구의 비율도 '2, 3, 4, 1, 6, 5, 7, 9, 8, 10'의 순서로 나타나는 등 소득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
노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비싼 집의 소유와 소득이 많은 것은 상관관계가 크지 않았다"며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자산만을 기준으로 급격히 세부담을 높이면 세금을 걷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주택에 대한 종부세는 주거서비스 소비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주택자본에 대한 과세이므로 민간주택의 자본형성과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며 "그 대안으로 주택에 대한 종부세만큼은 어느 시점까지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향후 (과표적용률 상향 등)세부담 인상 일정이 입법화돼 있는 상황이므로 경제적 비효율성과 형평성이 큰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며 "중앙과 지방간 세수배분을 두고도 갈등을 빚을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양도소득세와 관련해서는 "통상 개인소득과 분리 과세되는 현행 양도소득은 종합소득세 체계 내에서 과세돼야 한다"며 "이로 인해 '인세(personal tax)'로서의 특성이 살아나면서 소득기준 형평성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1세대 1주택에 대해 양도세를 비과세하는 현행 규정은 강화된 거주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 100%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부여해야 원래 취지에 부합한다"며 "궁극적으로는 다주택 소유자에게도 주 거주주택 1채의 양도차익에 대해 세제혜택을 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