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관련 관세사도 눈감아 줘 징계건의 조치
작년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세관 조사과장의 짝퉁가방 불법반출 사건은 이미 예견된 사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의 압수물품에 대한 관리가 상당히 허술했기 때문.
관세청 감사관실이 지난해 11월 서울본부세관, 인천공항세관, 부산본부세관, 인천본부세관 등의 조사업무실태와 이들 본부세관의 산하세관에 대한 압수품업무 실태를 기획감사한 결과 압수품 업무 등 상당수 조사업무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압수물품의 경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압수물품 관리 소홀의 원인이 지적돼 눈길을 끌고 있다.
작년 인천세관 某 조사계장은 압수물품창고에 보관중이던 짝퉁 명품가방을 빼돌리려다 국무조정실 감찰반에 적발, 전시용품을 옮기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하려다 관세청의 망신을 시킨 바 있다.
26일 관세청 감사관실에 따르면 관세청의 압수물품 보관관리 시행세칙에는 '법정에의 증거제출 등의 사유로 압수물품을 반출할 경우에는 범칙조사관리시스템에 이 사실을 입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하거나 짝퉁상품전시회 등을 위해 임시로 반출해야 하는 경우 현행 조사정보시스템에는 임시반출입 사실을 입력하는 기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감사관실은 법원 증거제출이나 짝퉁전시회 등 압수물품을 임시로 반출하는 경우에도 반출과 재반입 사실을 전산시스템으로 등록해 관리할 수 있도록 조사정보시스템을 개선하도록 조사감시국에 통보했다.
압수물품의 위탁보관시에도 관리는 허술했다.
압수물품을 관리하는 세관 공무원은 압수물품을 수탁보관할 경우 보관자로부터 관리소홀로 인한 유실이나 사고발생시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는 각서를 받아둬야 하지만 부산세관의 경우 해당 직원이 각서징수를 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이번 감사에서는 관세법을 위반한 관세사를 눈감아 준 사례도 적발됐다.
인천공항세관은 '선글라스' 밀수입사건을 처리하면서 밀수입 관련자인 某관세사사무소 소속 A관세사에 대해 징계건의를 하지 않았다.
세관장은 관세사 직무보조자가 관세법을 중대하게 위반했을 경우 해당 관세사의 징계를 관세청장에게 건의해야 하지만 이를 눈감아 준 것.
감사관실은 인천공항세관장에게 해당 관세사의 징계건의를 지시하고 담당직원에게 주의처분을 내렸다.
탈세 등 범칙조사를 하면서 누락세액을 심사부서에 통보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일선 세관에서 관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납세자가 관세를 포탈하거나 부정수출입, 부정감면을 한 사실이 적발됐을 경우 범칙조사를 의뢰하는데 범칙조사결과 생산지원비 등 과세가격을 누락했을 경우에는 조사부서가 납세심사부서에 심사를 의뢰하거나 경정을 의뢰해야 하지만 이를 누락한 것.
감사관실은 현행 '범칙조사운영에 관한 시행세칙' 등 조사관련규정에 심사의뢰나 경정의뢰에 대한 명문조항이 없음이 문제로 보고, 해당 세칙의 개정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관세청 조사국은 압수물품 관리에 대한 감사관실 지적에 대해 관련 시스템을 정비키로 하고 시스템 완비시까지 임시반출입 사실을 우선 표기할 수 있도록 '관리대장'을 구비토록하는 등 '압수물품 보관관리 시행세칙'을 개정해 오는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