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회사인 S사가 비자금을 조성하고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검찰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정ㆍ관계에 금품 로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고소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김대호 부장검사)는 6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소환해 옛 사위 이모(구속 중)씨와 대질신문을 벌였다.
당시 S사 이사였던 이씨는 자신이 작성한 이른바 S사의 `로비 리스트'에서 2004년 4월 회사 재정 담당 임원으로부터 1억원을 건네받아 서울 사당동 당시 장인의 자택에서 여행용 가방에 현금 1천만원 다발 10개를 넣어 직접 전달했다고 밝히고 검찰 조사 등에서 "당시 세무조사 범위 축소와 고소 사건 무혐의 처리가 회사 측이 각계에 로비를 시도한 주요 목적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언론 해명이나 지난달 16일 이뤄진 검찰 소환조사에서 "사위가 돈을 갖고 온 적이 있어 곧바로였는지, 며칠 있다였는지 확실치 않지만 `갖고 가라'고 돌려보낸 적이 있다"며 "민정수석실 관계자를 통해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도 회사와 관련한 억울한 일이 있다고 해서 정당한 절차를 밟도록 도와준 것일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일찍 이씨와 정 전 비서관을 모두 불러 밤 9시께까지 돈을 건네거나 돌려받은 것이 사실인지, 국세청 세무조사나 수사당국의 수사 무마 부탁이 오갔는지, 돈의 성격을 서로 알고 있었는지 등을 강도높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2005년 장인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함께 청계산에 갔을 때 동행했는데 변 전 실장이 장인에게 복주머니 하나를 건네 집에서 함께 열어보니 1천만원이 들어 있었으며 이런 방식으로 장인이 4~5명의 고위 공무원, 공기업 관계자 등으로부터 1천만~2천만원씩 받았다"는 이씨의 검찰 진술에 대해 두 명을 상대로 진위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옛 장인과 사위는 조사실에 마주 앉아 "장인이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 머물 곳을 알아봐 달라고 S사에 부탁하면서 판교에 수십억원 짜리 땅을 매입하도록 지시한 적이 있으나 당시 회사 안에서 `배달사고'가 나는 등의 사정으로 좌초되는 바람에 장인과 사이가 멀어지게 됐고 회사도 그만두게 됐다"는 이씨의 주장을 놓고도 진실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및 정 전 비서관에 대한 금융계좌 추적 결과 등을 좀더 검토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