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한세율 10%→8%…실질 세부담 줄어들 듯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친화적' 경제정책이 윤곽을 드러냈다. 법인세 인하 등 기업들의 세부담을 줄이는 감세방안과 규제완화가 핵심 정책으로 꼽혔다.
오는 2013년까지 5년간 법인세율(최고 25%)이 5%P 인하되고, 과세표준 구간 조정 및 최저한세율 인하 등 법인세 체계가 기업 위주로 대폭 손질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정부는 총 8조6000억원이라는 세수효과가 기업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추정했다.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세수가 감소한다는 의미지만, 법인세 인하를 통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는 등 성장이 수반돼 오히려 세수가 더 걷힐수도 있다.
10일 기획재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7% 성장능력을 갖춘 경제, 2008년 실천계획'에 따르면 법인세율 인하 등 세율의 최저화를 통해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을 조성한다는 청사진이 제시됐다.
국제적으로 법인세 인하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법인세가 5년 후에 20%대로 내려갈 경우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법인세 인하조치에도 불구하고 싱가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요 경쟁국가들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실질적인 조세경쟁의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이 각종 비과세·감면을 받더라도 내야 하는 최소한의 세율(최저한세율)을 내년부터 10%에서 8%로 인하하는 방안은 기업들의 실질적인 세부담 인하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 법인세율 5년후 20%로‥싱가폴·홍콩 등 보다는 높아= 정부가 내놓은 감세방안의 핵심은 법인세율을 현행 25%(최고세율)에서 5년간 단계적으로 20%까지 인하한다는 내용이다.
올해 법인세법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법인세율을 22%로 3%P 인하하고, 오는 2013년에는 다시 2%P 내려 20%까지 낮춘다는 것. 이로 인한 세수감소는 총8조6000억원 수준으로 정부는 추정했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법인세율을 1%P 인하할 경우 국내투자가 2.8% 증가하고, 고용 4만명 증가, 외국인 투자 4000억원 증가, 명목 GDP가 0.2% 증가하는 등 성장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전망에도 불구,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감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5%P의 법인세를 내리더라도 주요 경쟁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싱가폴의 경우에는 지난해 법인세율을 20%에서 18%로 낮췄고, 홍콩도 올해부터 17.5%에서 16.5%로 인하했다. 대만도 현재 법인세율이 25%로 우리나라와 같지만, 오는 2010년부터 17.5%로 대폭 인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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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급적 경쟁국보다 빠르게 큰 폭으로 법인세율을 더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인실 서강대 교수는 "국가경쟁력 강화와 경제성장을 위해 법인세율 인하는 불가피하다"며 "제조업의 해외이전을 방지하고,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경쟁국보다 빨리, 보다 큰 폭으로 법인세율을 대폭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부는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올해 6월 국회에서 법인세율 인하를 추진한 이후에도 경쟁국 동향이나 재정여건 등을 감안해 지속적인 세율인하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최저한세율 인하‥中企 실질세부담 인하효과= 기업들은 법인세율을 인하하더라도 일정 비율의 세금을 내도록 돼 있다. 기업들이 비과세·감면혜택을 받더라도 반드시 내야 하는 최소한의 세율인 '최저한세율'의 적용을 받기 때문.
현재 대기업에는 15%, 중소기업은 10%, 개인사업자는 35%의 최저한세율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낮춰서 실제로 내야 할 세금을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정부는 내년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율을 현행 10%에서 8%로 인하키로 했다.
한 조세전문가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중소기업 관련 비과세·감면제도가 최저한세율로 인해 의미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저한세율을 낮춰주면 정부의 세제지원이 더욱 실효성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