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범칙조사 매년 증가…검찰고발도 매년 '↗'
국세청을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세무조사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세무조사 권한이 내포하고 있는 잠재적 파괴력은 곧 국세청이라는 기관의 '힘'을 대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친(親)기업'이라는 단어가 한참 뜨고 있다. 경제활성화의 핵심은 기업의 활발한 경영활동 지원이라는 정부의 굳은 믿음에서부터 비롯된 현상.
국세청도 친(親)기업적 세정을 펼치겠다며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감축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다만 세무조사 축소에 대한 찬·반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국세청가(家)의 보도(寶刀), 세무조사는 한 해 얼마나 이뤄지고 있을까.
□ 세무조사의 '꽃'…법인 세무조사= 국세청의 입장에서 볼 때 기업은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통해 힘을 실어줘야 할 경제파트너이기도 하지만 거대한 '세금덩어리'이기도 하다.
연간 수 백, 수 천억원씩 세금을 생산해 내지만 이 밖에도 세무조사를 통해 덤으로 거액의 세금을 추징할 수도 있다.
11일 국세청이 발간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가동되는 법인은 36만821개였다. 국세청은 이 가운데 5545개 법인을 세무조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2조7993억원의 탈루세금을 찾아내 추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조사 추징액에 있어서도 대법인들의 '기여'가 눈에 띄었다. 국세청은 이 기간 동안 외형 300억원 이상 대법인 815개를 조사해 전체 세무조사 추징액(2조7993억원)의 대부분에 육박하는 2조1004억원을 추징했다.
특히 이 가운데 수입금액 5000억원을 초과하는 큰 기업 73개가 세무조사를 통해 1조2571억원의 탈루세금을 토해낸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사업자에 대한 조사비율은 2006년 1.54%를 기록, 지난 2003년 1.43%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년 동안 보였던 증가세(2004년 1.72%, 2005년 1.86%)가 다시 꺾였다. 아울러 2005년 기준으로 미국에 비해서는 높지만(1.05%)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것으로(4.94%) 나타났다.
□ "운(運) 없는 개인사업자들만 세무조사(?)"= 2006년 기준으로 소득세를 확정신고한 개인사업자는 227만9497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은 개인사업자는 고작 4049명에 불과했다.
세무조사 비율은 0.18%. 지난 2002년 0.35%를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220만여명 개인사업자 중 정말로 '운'이 없는 극소수의 사업자들만 그물코에 걸려든 셈.
그러나 세무조사 추징액 추이를 보면 딱히 운 없는 사업자들만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2004년 2118억원, 2005년 2298억원이었던 개인사업자 세무조사 추징액 규모는 2006년 4563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조사인원의 변동폭이 크지 않은데도(2004년 4370명, 2005년 3989명)불구하고 추징액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적어도 2005년 이후 개인사업자 세무조사의 트렌드는 '악질적인 세금탈루 개인사업자'만을 표적으로 강도높은 조사를 했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국세청은 2006년부터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명목으로 지금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7차 세무조사는 현재진행형이다.
□ 조세범칙 조사…걸리면 '검찰청行'= 조세범칙조사란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형벌을 적용시킬 목적으로 범칙자와 범칙사실을 확정짓기 위해 실시하는 조사. 즉 명백한 탈세혐의가 포착된 탈세기업 등을 조사하고 세금추징은 물론 '징벌'까지 가하게 된다.
국세청이 실시하는 조세범칙조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탈세범들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도 가능하지만 정책적 목적으로(성실신고 유도 등) 조세범칙조사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지난 2002년 115건에 불과했던(부과세액 1365억원) 조세범칙조사는 2003년 172건(3970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2004년 347건(1조262억원), 2005년 327건(904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2006년에도 399건의 범칙조사를 실시해 5299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고발 실적도 건수 증가에 발맞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발건수는 2002년 95건, 2003년 164건, 2004년 308건, 2005년 277건, 2006년 328건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