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공장 가동률 극대화, 딜러망 확대로 시장대응
가격대비 고품질 차종으로 미국시장에서 선전하던 현대자동차가 올해 들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고유가 등의 각종 경제 악재로 인해 미국시장에서의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소형차와 대형차, 스포츠카 등의 차종별 마케팅 전략을 세워 글로벌 판매역량을 강화할 계획.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정면돌파를 계획하고 있는 셈.
미국시장에서 현대차가 올린 지난 1, 2월 두 달 동안의 판매실적은 5만2542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현대차의 주력 승용차인 쏘나타는 29.7%나 급감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도 15.9%나 감소, 전체 판매실적 하향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 이에 반해 고유가로 가스 연비를 절약할 수 있는 엑센트와 엘란트라 등 소형차는 각각 38.5%, 10.2%나 올랐다.
소형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우수한 중형차의 판매는 바닥으로 내려가고 있는 것. 그러나 현대차는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중대형차 판매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차원에서 스포츠카, 고급대형차 등의 프리미엄 차종도 출시, 미국시장에서의 활로를 더욱 넓힌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판매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자동차 딜러망의 확대 및 개선을 통해 미국 산업수요 등의 경제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제 위기 속에서도 판매실적을 올리려면 현대차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시장을 잡는 것이 첫 번째다"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올해 3월 쏘나타 트랜스폼, 6월 제네시스 등의 중대형 고급차를 연달아 미국에 진출시켜 고수익을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 현대차, "차종별 마케팅 전략으로 승부"= 고유가로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시장에서 소형차 선호 현상이 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엑센트와 엘란트라 등의 소형차를 꾸준히 미국에 수출해온 현대차 입장에서는 좋은 호재가 될 전망.
올해 들어 전체적인 판매실적이 떨어지는데도 오히려 엑센트와 엘란트라 등의 소형차 판매실적은 상승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시장에서 소형차 부문에 관해서는 현대차를 따라올 상대가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별도의 마케팅 전략을 짜거나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로 소형차의 판매실적이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문제는 중대형차의 판매실적이 소형차 판매실적 보다 떨어진다는 점이다. 소형차보다 중대형차를 팔았을 때 남는 수익이 더 크기 때문에 현대차로서는 중대형차 시장을 일정부분 잡지 못할 경우 장기적으로 손해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 대형세단 제네시스, 대형차 시장 여는 열쇠되나?= 기존까지 현대차는 소형차 시장에서는 강세를 나타냈지만, 중대형차 시장에서는 오랫동안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에 밀려왔다.
이런 시장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현대차는 아직 미국에 출시되지도 않은 제네시스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많은 광고비용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9700여만명이 시청하는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 제네시스 광고를 내보냈다.
이런 마케팅 전략은 기존의 가격 대비 품질 좋은 소형차를 판매한다는 회사 이미지에 벤츠처럼 고급 승용차를 판매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덧붙이기 위한 것. 또한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VIP 한정 시승을 실시하고 콩쿠르 델레강스도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외제차', '고급차', '비싼차'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벤츠나 BMW와 겨룰만한 대상으로 내놓은 차종이다.
제네시스의 미국 진출이 성공한다면 고급차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함께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만큼 현대차로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둘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 이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 수익성이 높은 차를 판매해야겠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BK(스포츠카), VI(고급대형차) 등 프리미엄 차종을 출시해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갈 예정이다.
□ 공장 가동률 높이고, 딜러망 강화하고= 한편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률 극대화와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판매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 판매 딜러 등의 역량을 강화해 적극적인 1:1 밀착마케팅도 벌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딜러망 확대와 개선을 통해 고객선호 사항을 중시한 상품판매 방식을 추구할 예정이다.
또한 딜러망을 확보해 현대차의 마케팅 전략에 맞는 딜러 교육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형차와 중대형차를 함께 판매하는 만큼 고객 성향에 맞는 고객 DB 구축도 필요하다.
고유가로 기름 값이 걱정인 고객에게는 소형차를, 고유가에 영향을 덜 받는 고객에게는 소나타 트랜스폼이나 제네시스 등의 고급 차량을 판매하는 '양동작전'을 구사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성공하느냐는 미국 시장에서 소나타 트랜스폼과 제네시스가 얼마나 긍정적으로 반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예정. 이에 따라 현대차의 성과는 두 차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인 올 하반기에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