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국세심판원이 총리실 소속으로 넘어가면서 그동안 심판원에서 근무하던 5명의 서기관(4급)들에게 '청천벽력'같은 통보가 날아들었습니다.
심판원이 총리실 소속이 되기 위해서는 초과되는 서기관 정원(TO)을 조정해야 했습니다. 이른바 복수직 서기관이라고 불리는 이들 5명의 서기관중 일부의 직급을 내리거나 이들중 일부는 기획재정부에 남아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들 5명의 서기관들은 사무관으로(5급) 강임(降任)되면서 까지 조세심판원에 남느냐, 아니면 현 직급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정든' 조세심판원을 떠나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결국 K서기관과 J서기관은 5급 강임을 선택했고, 다른 세 명의 서기관들은 현 직급을 유지하는 대신 기획재정부(舊 재정경제부) 본부대기 발령을 받아들이게 됐다는 후문입니다.
사실 공직자들에게 '승진'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특히 서기관은 중간간부에서 고위간부로 옮겨가는 직급(국세청의 경우 세무서장급)으로 쉽게 승진을 하기 힘들다는 것은 공직자라면 누구나 공감합니다.
게다가 행정고시 출신이라면 몰라도 이들처럼 일반승진자들의 경우에는 서기관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적어도 십 수년의 인고(忍苦)의 세월을 거쳐야 따낼 수 있는 영광된 자리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문제'로 인해 꿈에도 그리던 서기관이라는 직급을 버리는 강임을 당했으니 장본인들 스스로도 상당한 좌절감을 느꼈으리라 여겨집니다.
이런 굴욕적인(?) 강임을 선택한 두 명의 전직 서기관들에게는 어떤 사정이 있었길래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을까요.
이들 K서기관과 J서기관은 조세분야에 오랫동안 근무한 공무원들에게 주어지는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을 각각 8개월, 1년6개월 정도 남겨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재정부에 남아 세제실에서 근무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지금 세제실 사정이 이들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는 점에서 자칫 재정부에 남아 조세분야가 아닌 타 분야에 배치될 경우 세무사 자격 취득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었던 것이지요.
결국 두 사람은 강임을 당한다는 순간적인 '굴욕'보다는 세무사 자격취득(조세심판원 잔류)이라는 미래의 보험, 즉 '실리'를 취한 것입니다.
한편 재정부에서 본부대기로 남은 세 명의 서기관은 모두 세무사 자격을 갖춘 상태여서 굳이 '강임'을 택하지 않고 직급을 유지키로 했다는 전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