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상 세금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세금이나 다름없는(공익적 목적 사용) 국민체육진흥기금 3000원도 붙어 있다. 퍼블릭 골프장이 아닌 일반 회원제 골프장에서 한 라운딩 뛰기 위해서는 이 같은 금액이 모두 붙여진 비싼 그린피를 지불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골프장 업계에서는 세금을 좀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수도권 제주도를 제외한 지방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의 뜻을 내비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 골프장 개별소비세수는?= 물론 골프장이 파급시키는 소비·고용 등 전체적인 경제효과는 상당하다. 골프장과 관련한 논란의 중점이 '세금문제'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감안 골프장의 '조세'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지 따져봤다.
17일 국세청이 발간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전국 143개 골프장 입장인원은 1304만7000명. 골프장 입장료(그린피)에는 1만2000원의 개별소비세가 과세된다.
이를 토대로 각 골프장들이 낸 개소세는 2006년 한 해 동안 1565억6800만원이었다. 직전년인 2005년 1230만2000명의 골퍼들이 1477억4600만원의 개소세를 납부했다는 것과 비교할 때 수치적인 성장이 뚜렷했다.
교육세수와 농어촌특별세수는 단순계산치에 불과하지만 각각 469억6920만원(13047명×3600원)으로 계산된다. 즉 개소세, 교육세, 농특세 등 3가지 주요세목을 통해 얻어지는 골프장의 조세경제적 효과는 총 1659억6184만원인 셈이다.
여기에 골프장들이 납부하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 세액을 감안하면 골프장의 조세경제적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 지역적 양극화 현상(?)= 국내 골프장은 지역적으로 볼 때 경기권에 집중되어 있다. 올해 2월 기준으로 경기권에는 73개의 골프장이 몰려 있다. 골프인구가 밀집한 서울지역에서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역 골프장 분포도는 세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06년 경기도 지역 골프장에서 거둬들여진 개소세는 전체 골프장 개소세수(1565억6800만원)의 절반이 넘는 834억1900만원에 달했다.
경기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골프장에서 거둬진 개소세수는 충북(104억9500만원)과 경북(104억500만원), 경남지역(140억1800만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100억원 미만에 그쳤다.
골프장 분포의 차이에서 비롯된 '양극화' 현상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 지방 골프장 개소세 인하, 무슨 이득?= 엄청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각종 조세이슈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골프관련 세제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강 장관은 서비스수지 적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관광산업의)개별소비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과 제주도를 제외한 지방소재 골프장에 대한 세부담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방안이다.
그러나 개소세 인하, 특히 경기권이 아닌 지방소재 골프장에 대한 개소세 인하는 별다른 효과를 거둬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경기권 골프장들이 개소세 인하와는 상관없이 종부세 등 세금인상을 이유로 그린피를 슬그머니 인상했기 때문.
또한 국세통계연보에 나타난 지역별 골프장 입장인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304만7000명인 골프장 입장인원 중 경기권 골프장 입장인원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695만2000명에 달하는 등 집중화 현상이 뚜렷하다.
뒤를 이어 경남권이 116만8000명으로 체면(?)을 세웠을 뿐, 나머지 지역은 100만명에 체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린피에 대한 세금이 면제되는 제주도권 골프장은 제외).
이 같은 단순수치만 따져봐도 지방소재 골프장에 대한 개소세 인하는 경제적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