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친화적 서민물가 관리에 주력"
정부는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상황 및 서민생활 안정 점검회의'와 관련, "오늘 마련된 대책은 주로 서민생활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경제위기론'에 관해 언급, "아직은 관리가능한 범위내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최근 물가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이 특히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물가안정 대책에 대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수입선 다변화와 대체품목 활용 등을 통해 시장친화적인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부 고위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서민생활 관련 50개 관리대상 품목은.
▲소비자단체와 협의해 실효성있는 품목을 선정할 방침이다. 가령 쌀, 돼지고기, 배추, 무, 마늘, 달걀, 우유, 라면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소득계층 40% 이하의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품목 가운데 서민들의 소비비중이 높은 것을 선정할 계획이다. 정부가 판단하는 것과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것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추후 논의를 거쳐 선정하게 될 것이다.
--50대 관리대상 품목 선정이 단기처방이고 총선과 관련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치적 해석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 이것은 서민들에 대한 배려정책으로, 모든 것을 시장에서 알아서 정하라고 할 수는 없다. 임기응변식 처방이 아니다.
--구체적인 가격관리 수단이 있나.
▲과거처럼 정부가 가격 자체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시장친화적인 방식을 쓴다는 계획이다. 또 일방적으로 정부가 (가격인하를) 강요할 수 없기 때문에 공기업에 대해서는 경영합리화의 방법을 쓸 수도 있고 필요한 경우 정부가 지원할 수도 있다.
가령 라면의 경우 과거에는 업체에 특정가격에 맞출 것을 지시했으나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다. 따라서 수입을 다변화하든지, 정부 비축물량을 계획보다 빨리 방출한다든지 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이번 방안은 물가불안에 따른 임시방편인데 다시 일상체제로 돌아가기 위한 기준이 있나.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다. 오늘 정부가 계획을 내놓은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추세에 있다는 기본인식에 따른 것이고 또 이로 인해 피해가 심한 계층이 서민들이기 때문에 특별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원자재가격은 수입선 다변화로 해결이 가능한가.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주개발률이 낮기 때문에 대통령이 자원외교를 강조하고 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다변화라고 해서 모든 수입선을 옮기겠다는 것은 아니다.
대체품목 활용의 경우 가령 밀가루 라면이 700, 800원선인데 쌀라면은 2천원선으로 비싸지만 최근 기술개발로 인해 900원선까지 떨어진 게 있다. 이처럼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것과 대체품목을 활용함으로써 시장친화적인 대책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으로 인한 세수감소분은
▲총체적으로 약 6천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나 정책변화에 따른 변화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이 경제위기론을 제기했는데 그 이유는.
▲원자재 가격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오르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환율이 떨어지니까 효과가 상쇄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환율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통령이 공직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2,3년전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일 때와 지금은 행동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비유하자면 먹구름이 몰려오는데 태풍이 될 지 완화될 지 모르겠지만 대비를 하자는 것이다. 위기적 상황이긴 하지만 관리할 수 있는 범위내에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위기라고 하면 위기관리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과거 외환위기와 같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환율동향에 대해서는.
▲환율에 대해선 정부관계자가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 다만 지난 2003년께 우리나라는 환율 하락폭이 다른 나라보다 컸기 때문에 조정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또 최근 환율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거래없이 가격이 폭등했던 과거 부동산 시장과는 다른 성격으로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