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이 정권교체를 이루든, 민진당이 재집권하게 되든 대만의 양안정책은 전반적으로 긴장이 해소되고 경제협력이 가속화되는 등 개방화 추세로 치달을 것으로 점쳐진다.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후보는 대만 독립 문제를 잠재워 중국과 더이상 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입장이고 셰창팅(謝長廷) 민진당 후보 역시 맹목적인 독립 추진보다는 국내 경제활성화와 양안경제교류 증진도 중시하는 실용주의를 선호하고 있다.
양당의 두 후보 모두 현 정부보다 개방적인 양안정책을 제시하고 있어 대만의 차기 정권은 중국 경제와의 관계를 한층 유기적으로 결속시키며 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정치적으로는 대만독립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론을 보이는 반면, 대만 독립 문제로 인해 양안 경제관계가 파국을 맞는 상황은 피하자는 입장이어서 대선을 계기로 양안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도 최근 "설령 상대가 대만 독립파더라 하더라도 양안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입각, 평화로운 양안관계를 지향한다면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평등한 입장 하에 어떤 문제라도 협상이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안 해빙무드가 무르익을 경우 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에 따르면 대만과 한국은 모두 수출입에 있어 대(對) 중국 의존도가 심한 편이어서 양안관계가 개선되면 중국시장을 둘러싼 한국과 대만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이 고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반적인 동아시아 정세의 안정에는 기여하겠지만 경제적으로는 한국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중국인의 대만 관광 제한이 완화되면 상대적으로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광수요가 지금보다 줄어들고 양안 직항이 실현되면 한국 관광 및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만과 중국을 오갈 경우 한국, 홍콩, 마카오 등 제3지역을 경유해야 하지만 양안 직항이 이뤄지면 그럴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두 후보는 양안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양안 직항노선의 개통을 꼽고 있다. 양안 직항이 실현되면 기업의 물류비용이 최고 30%까지 절감되면서 양안간 산업의 분화의 무역 활성화, 기업이윤 증대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보통신(IT) 분야도 양안 경제 협력이 긴밀해지면 대만 기업들의 중국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IT,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의 IT, 반도체 분야 산업이 국제시장에서 대만과 한국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코트라는 예상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대만 기업들에게 더 많이 돌아가 상대적으로 한국기업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으며 중국기업의 대만투자가 개방돼 화상(華商) 자본의 눈길이 한국에서 대만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기술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대만과의 경쟁에서 선두를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노력과 함께 대만 기업과의 공동 중국진출 등 '윈윈 전략'이 이뤄져야 한다고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 이민호 관장은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