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별 인가·등록 체제 '금융기능별'로 전환
전문성 있으면, 적은 자본으로도 시장 진입 가능
기존 금융기관별 인가·등록 체제가 금융기능별 인가·등록 체제로 전환돼 부동산·증권 등 운용에 특화하는 집합투자업, 금전이 포함된 신탁, 금전이 제외된 신탁 등으로 세분화해 인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금융투자업의 위험과 투자자 보호의 필요성 등이 적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인가·등록단위별로 자기자본을 설정해 기존보다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2월 4일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령을 마련해, 현행 인가·등록 단위를 26개에서 42개로 세분화해 진입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6일 밝혔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390개 조문 등을 7일부터 28일까지 입법예고 할 예정이며, 규제개혁위원회·법제처 심사를 거쳐 차관·국무회의를 거친 후 7월말까지 하위 규정 정비를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경우 현재는 금융투자업 진입이 불가능했으나, 업무단위 세분화로 적은 자본으로 진입이 가능하게 된다"며 "창업이 원활화되고 일자리 창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화·전문 금융투자업자 진입이 원활해지도록 인가·등록 업무 단위가 금융투자업의 종류, 금융투자상품 범위, 투자자 유형 조합인 금융기능별 체제로 세부 구성된다.
금융투자업은 기본적으로 투자매매업(인수 포함), 투자중개업, 집합투자업, 신탁업, 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 등 6개 업무로 구분되며, 금융투자상품은 증권, 장내파생, 장외파생으로 구분해 각 상품별로 세분화된다. 투자자유형은 일반·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와 전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한 경우로 구분된다.
또한 은행·보험사 등 겸영금융투자업자는 현재 수행하고 있는 은행·보험의 국공채 창구판매, 산업은행 회사채 인수 등의 금융투자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독립단위로 인정된다.
이와 함께 새로운 상품 개발에 대비해 '증권-채무증권-회사채-상장회사채' 등의 하위 단위를 포괄하는 상위단위를 별도로 마련하는 사전편찬식 체제가 마련된다.
이렇게 인가·등록 단위가 세분화됨에 따라 특정 업무만 수행하는 경우 자기자본이 줄어들게 되는 효과가 있다.
현행 증권 위탁매매업은 자기자본이 30억원 필요하지만, 지분증권 위탁매매업은 자기자본 10억원이면 가능하다. 집합투자업과 금전포함 신탁업의 자기자본도 각각 100억원, 250억원이었지만, 부동산 특화 집합투자업, 금전만 신탁은 20억원, 130억원으로 줄어든다.
이밖에 물적설비보다 인력의 전문성 등이 중요한 집합투자업과 투자일임업의 경우 자기자본을 크게 완화해 현행 각각 100억원, 30억원에서 80억원, 15억원으로 줄였다.
한편 투자경험이 많고 투자위험 감수 능력이 있는 전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경우 자기자본을 절반으로 줄였다. 즉 장외파생 매매업을 수행할 경우 900억원이나 전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하게 되면 450억원으로 줄게 되는 것.
아울러 장외파생의 경우 기존까지 별도 추가 자본 없이 수행할 수 있었으나, 위험이 크고 투자자 보호의 필요성이 큰 만큼 자기자본을 1000억원(매매 900억원+중개 100억원)으로 설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종합증권업, 선물업, 집합투자업, 신탁업, 투자일임업, 투자자문업 등 6개 금융투자업 전부를 영위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1000억원(장외파생) 가량 늘어난 2000억원의 자기자본이 소요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기자본 2000억원은 최소한의 자기자본으로 실제는 이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며 "자기자본 2000억원으로 (자통법 시행령으로 가능해진)브릿지론이나 지급보증은 제도적으로 가능하나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