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4년간 국민을 대표할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다. 금배지를 향한 후보자들의 유세열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지만 이번 선거 역시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벌써부터 50%대의 역대 최저 투표율을 예상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지난달 26일부터 국민들은 세금체납, 병역면제, 전과자들로 가득한 후보자 명단을 보고 허탈함을 느꼈으며, 선거과정에서는 금품살포 등 비도덕적 형태들을 지켜보며 정치 선진화에 목말라하고 있다.
그네들이 그처럼 강조했던 철저한 공천심사를 통과한 인물들마저 이런 모습들이라면 과연 그들이 정부가 시키는 대로 세금을 내고 법을 지키느라 용을 써 온 일반국민들의 민의를 대변해 입법기관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1119명의 후보등록자 중 11.5%인 129명이 세금을 체납한 적이 있으며, 체납액도 수천만원에서 10억원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수천만원의 세금을 체납한 후보들의 재산이 수십억원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국민들은 주민세 몇 천원만 체납이 되어도 벌벌 떨지만 국회의원 후보라는 사람들은 수억원의 고액체납자이면서 국민을 대표하겠다고 하니 가슴이 칵 막힌다.
또 5년간 소득세 한푼 내지 않은 인물도 100명이 넘고, 파렴치범 등 각종 전과 기록이 있는 사람도 전체의 15.4%에 달한다.
국회의원이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가?
입법기구의 구성원으로 민의를 반영해 헌법과 법률을 개정 제안, 의결하고, 국가재정과 관련해서는 정부예산안과 결산을 심의 확정·심사하고, 일반 국정에 대해서도 국정감사를 통해 감사와 조사를 해야 한다.
한마디로 법을 만들고 국민들을 대신해 국정을 감시하는 사람들이다.
법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 법을 만든다면 지나가던 견공도 웃을 일이다.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사람에게 어떻게 세법의 개정입법을 맡길 수 있으며, 파렴치범에게 어떻게 민·형법 개정을 맡기겠는가.
그렇다면 국민들의 선택의 기준은 어느 정도 좁혀진다.
투표하기 전 최소한 지역구 의원들의 납세실적, 재산내역, 전과기록, 병역현황 등은 살펴보고 투표장으로 향하는 것이 유권자 스스로의 소중한 1표를 올바르게 행사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